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20대 여성 직장인 A 씨는 지하철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하철에 올라타려는 순간 뒤늦게 내리던 한 60대 노인이 자신을 밀치며 어깨는 물론 등을 만지고 내리면서 인파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A 씨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냥 넘어갔지만, 일부 커뮤니티에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일이 올라오면서 이날 노인의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었음을 알아챘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고 어디에 하소연도 할 수 없었다.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노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전해지면서 일부 노인들의 강제추행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성들이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종합하면 피해 장소로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가 가장 많았고, 추행 수법으로는 여성을 강하게 밀치고 내린다거나 이동할 때 어깨나 등을 만지고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것 등이었다.실제로 지난 2016년 10월 부산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에 따르면 부산 지하철 2호선 사상역에서 한 여학생은 자신의 옆에 앉은 60대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은 유튜브에 공개됐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영상을 보면 이 노인은 우연히 옆자리 앉은 여학생을 보더니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올렸다. 노인은 잠시 손을 내리기도 했지만, 다시 여학생의 어깨에 손을 올려 더듬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노인은 현행범으로 인계조치 됐지만 피해 여성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노인들의 강력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2~2017년)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65세 이상 노인은 연평균 24%씩 증가해, 같은 기간 노인 인구 증가율(연평균 4.5%)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지난해 성범죄를 저지른 노인은 5년 전보다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성폭력을 유형별로 보면 성폭행, 성폭행미수, 어린이 성추행, 음란 전화, 성적 희롱, 가벼운 추행, 심한 추행 등이 있다.이 가운데 경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강제 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노인들은 1,379명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65~70세는 715명, 71세 이상은 655명이었다. 여성 노인의 경우 9명에 불과했다.강제추행을 저지른 노인을 기준으로 전과를 살펴보면 전과가 하나라도 있는 경우는 203명, 2범은 144범, 3범은 93명, 4범은 68명, 5범은 59명, 6범은 43명, 7범은 38명, 8범은 20명, 9범 이상은 143명으로 나타났다.범행 당시 이들의 정신 상황을 보면 748명은 정신적으로 정상이었고 319명은 주취 상태였다. 또 이들의 범행 동기는 우발적이 423명로 가장 많았고, 호기심이 74명, 현실불만 4명 등이 뒤를 이었다.이 가운데 지하철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5년간 2배 증가했다. 지하철 전체 성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 2171건(검거 1989명)으로 5년 전인 2012년 1038건(검거 949명)보다 1133건(109.2%) 증가했다.지난해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하철역은 3호선 고속터미널역으로 나타났다. 고속터미널역은 2016년에도 지하철역 가운데 성범죄가 가장 많았다.이어 신도림역 115건, 홍대입구역 98건, 여의도역 83건, 사당역 81건, 노량진역 66건, 강남역 61건, 당산역 52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지하철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절도, 폭력, 성범죄 등 5대 범죄 가운데 성범죄가 55%에 달했다.전문가는 지하철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면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 할 것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가 의심 가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단순히 자리를 피하거나 도망가는 등의 소극적인 대처는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빨리 경찰에 신고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지하철에서 성추행이 인정되면 가해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 의해 1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 신상정보 등록과 같은 보안처분도 같이 내려진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7120416263475294A">
</center>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