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롤러코스트' 가상화폐…전문가들 '펀더멘털이 문제'

최근 열흘 새 500만원 오르락내리락‥달러 변동에도 '출렁'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1100만원대에서 600만원대까지 대폭락, 그리고 다시 1000만원대를 회복한 뒤 다시 900만원대로 하락.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보여준 가격 그래프는 어지러울 지경이다. 열흘 새 500만원 가까운 변동폭이 발생하면서 시장은 요동쳤다. 속절 없이 떨어질 때 투자자들은 비명을 질렀고 하루에 100만원씩 오르는 '뒷심'을 보여줄 때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코인 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들은 이 일주일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했다. 한때 거침 없이 오르며 '흙수저'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기도 했던 가상통화 시장이 기대를 저버리고 이처럼 급격하게 출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 시장에는 급등락하며 요동칠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펀더멘털 불확실=전문가들이 첫 손에 꼽는 가상통화 시장의 취약점은 여전히 펀더멘털(기초 경제 여건)이 불확실하다는 점이었다.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토대가 명확하지 않아 가격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대학원장은 "가상통화가 이익을 내는 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실수요가 펀더멘털이라고 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확장성이 있고 빠르고, 싸고, 안전하다는 게 펀더멘털인데 이에 대한 입증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더멘털이 불확실해 어느 정도가 버블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블록체인 기술은 줄기세포처럼 아직 풀어야할 난제들이 많은 분야"라며 "관련 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받고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펀더멘털이 될 기반 기술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에 취약한 시장=규제에 취약한 시장 환경 역시 가상통화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지난달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가능성 언급 이후 비트코인 등의 가격은 폭락했고 30일 거래 실명제 이후에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제 막 골격을 갖추기 시작한 시장인 만큼 정부의 규제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이에 대해 이광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면 여웃돈으로 투자하거나 가상통화의 미래화폐 가치를 확신하는 마니아를 제외하고 수익을 위해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부담이 커지고 현금화에 대한 조급함을 갖게 된다"며 "오를 때는 사고 싶어도 매물이 없어 수요 위주로 가격이 폭등했는데 하락이 시작되면 내놔도 살 사람이 없어 폭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도 "가상통화 시장은 정부가 규제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가 커졌다"며 "투자한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네거티브 규제를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세계 경제 변화의 영향=세계 경제의 변화가 던진 충격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 원장은 "10년 동안 엄청난 자금이 풀렸었는데 최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재조정된는 과정에서 수급이 연결된 시장은 영향을 받는다"며 "변동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가상통화는 다른 상품에 비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리먼 사태 이후 지속된 10년의 유동성 잔치가 끝난 것이 최근 코인 시장의 급락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상통화 가격은 뉴욕 증시가 급락한 이후인 6일과 9일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거나 박스권을 맴돌았다. 이 연구원은 "가상통화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안전하게 활성화하고 규제 방향이 뚜렷하게 나온 다음 시장이 정비되면 결국 비트코인 등도 가격 조정을 받다가 안정 국면을 찾아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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