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금본위제처럼 진화 가능'

리사 엘리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선임 애널리스트가 9일(현지시간) 뉴욕 총영사관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가상화폐의 확산으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도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가운데, 과거 금본위제(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나타내는 것)가 현재 통화시스템으로 변한 것처럼 가상화폐가 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리사 엘리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선임 애널리스트는 9일(현지시간)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금융시장연구회에서 중앙은행 차원의 가상화폐 발행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가능한 이론이며 많은 나라들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가상화폐와 법정화폐의 간극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어줄 수 있는 기술, 즉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 내역이 기록된 공개 장부로, 제3자 중개인이 필요없다.현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통화·결제의 기능보다는 일종의 귀금속 취급을 받고 있는 데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화폐를 더 찍어낼 수 없다는 점도 금본위제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 경우 경제 불황이 닥쳤을 때 각국이 통화정책을 집행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불황이 온다고 해도 탈출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그는 "기술적 간극 외에도 통화정책 등 경제 철학에 대한 간극도 메워진다면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발행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웨덴 중앙은행인 리크스방크가 적극적으로 가상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는 정부의 대민 온라인서비스에서 사용할 가상화폐 'est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과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러시아, 중국 중앙은행도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비트코인을 사기(Fraud)라고 부른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며, 가상화폐가 기반을 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자체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지만, 거래 기반에 대해서는 신뢰한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논문으로 모습을 드러낸 뒤 2009년 1월 첫 발행을 시작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지만 폭등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통화 자체보다는 투기적 움직임이 강했기 때문이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740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40배 증가했다. 엘리스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나스닥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준비 등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어올렸다"며 "최근 월가 전문가들, 특히 금융회사들이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다만 개인들의 과도한 거래에 대해서는 위험하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을 받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이 어디에 투자하는지도 모른 채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가상화폐공개(ICO)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ICO는 가상화폐 개발에 대한 이익 분배를 약속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딩방식을 말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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