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명품' 샤넬, '이익 챙기기'만 급급…韓 소비자ㆍ직원만 '봉'

佛 본사 배 불리기에만 혈안…국내 소비자ㆍ자사 판매직 안중에도 없어 올 들어 공개된 가격 인상만 3번째…명확한 이유도 없어 소비자 "최근 가격 인상 잦아…물량 없어서 오른 가격에 살 판" 판매직 근무 처우도 논란…고정 휴일 없이 매일 12시간 근무 '무리' 재무 현황 파악도 쉽지 않아…유한회사로 분류돼 정보공개 의무 없어마지막 실적 2013년…매출 성장폭 크게 둔화된 반면, 이익은 20% 유지

샤넬 클래식 백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3대 하이엔드'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이 국내 소비자, 직원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프랑스 본사 배만 불리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명확한 이유없이 제품 가격을 연례행사처럼 인상하는데다, 자사 판매 직원들에게는 고정 휴일없이 하루 12시간 가량의 고강도 업무를 강요하는 등 '이익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것. ◆올해만 세 번째…다음 달 클래식 라인도 인상=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 샤넬은 다음 달 1일부터 인기 혼수 예물로 꼽히는 '클래식 라인' 등 제품 가격을 최대 13%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워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같은 날부터 전국적으로 재고가 없는 보이 샤넬 가격도 기존 대비 5% 가량 상향 조정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계속되는 제품가 인상에 불만을 표출했다. 명확한 이유없이 같은 제품의 가격을 수십만원씩 올려 이익을 챙기는 행태가 잦아졌다는 것. 실제 샤넬의 제품가 인상 방침은 올해 알려진 것만 세 번째다. 지난 달 1일부터 핸드백 등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도 지갑 등 일부 제품의 면세점 판매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한 소비자는 "수시로 가격을 올리는 것도 분통터지는데, 가격 인상 예고만 해놓고, 인상 전 구매할 수 있는 물량도 없다"며 "오른 가격에 팔겠다는 수작"이라고 지적했다. 보이 샤넬은 전국 매장에 재고가 없는 상황이며, 샤넬 클래식 라인도 예약제로 운영돼 평균 1~2개월 후에나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고정 휴일 확보해달라"…샤넬 판매직원들의 눈물= 샤넬은 계속되는 '가격 인상' 정책으로 이익을 남기면서도, 자사 판매직원들의 "근무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요구에는 눈과 귀를 닫았다.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장에는 김소연 샤넬 노동조합 위원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판매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폭로했다. 김 위원장은 "백화점에서 평일 9~8시까지 11시간 일하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12시간 일한다"며 "근무시간이 너무 긴 탓에 퇴근시간이 늦은 이유로 주중, 주말에는 아이를 전혀 케어할 수 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달에 2~3번 정도라도 고정 휴일이 확보되고, 아이에게 '잘자'라고 인사할 수 있도록 퇴근시간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3대 명품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와 달리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 입점 후 소요되는 부수적인 비용은 모두 백화점에서 지원하고, 백화점 수수료율도 크게 낮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자사 판매직원들에게 휴일없이 12시간 가량의 근무 시간을 감당하라고 하는 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은 태도"라고 꼬집었다.

샤넬코리아(유)가 한 구직사이트에 공개한 자사 재무현황.

◆얼마나 남기나…재무 상태도 '깜깜'= 샤넬의 재무상황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샤넬코리아는 유한회사인 탓에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영업을 하면서도 정보공개의 의무가 없다. 샤넬의 가장 최근이자, 마지막으로 공개한 실적은 2013년. 샤넬은 한 채용 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내면서, 올해 8월21일 기준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신용분석 보고서에 담긴 자산 실적을 공개했다. 공개된 최근 3개년(2011~2013년) 샤넬코리아의 재무정보를 살펴보면, 매년 매출 증가폭은 크게 줄어드는데 반해 이익 증가폭은 20%대로 유지되고 있다. 매출의 경우, 2011년 전년비 29% 큰 폭으로 신장한 364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11%, 2013년 5%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4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이익 증가율은 20%대로 유지됐다. 2011년 전년비 9% 감소한 당기순이익 18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전년비 24% 증가한 226억원, 2013년 전년비 20.3% 늘어난 272억원을 기록했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무 개선을 위해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면 매출 성장폭이 한 자릿수로 둔화돼도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폭이 유지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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