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쟁탈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선택약정으로 통신비를 아끼려는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을 쥐어주고 공시지원금을 선택하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일부 운 좋은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지만 시장은 점차 멍들고 있다. 1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번호이동수는 3만1411건으로 나타났다.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적용 및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출시 시점인 15일 이후 번호이동건수가 시장 과열 수준인 2만4000여건을 계속 넘어섰다. 지난 15일과 16일 번호이동은 각각 3만8452건, 2만6473건으로 나타났으며 17일은 전산 휴무로 번호이동이 없었다. 이는 이통사들의 보조금 마케팅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불법보조금을 대거 풀어,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 15일부터 일부 집단상가와 밴드 등 온라인 유통망에서는 출고가 109만원인 갤노트8(64GB)의 실구매가가 40만원 안팎까지 떨어진 가격에 판매됐다는 얘기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법적 상한선(33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불법 보조금이 유포된 결과다.
사진=게티이미지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과열에 따라 불법보조금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18일 이동통신 3사 중 번호이동 순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는 이통사에 구두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지난 16일 KT는 625명 순증했으며 LG유플러스도 54명 늘었다. 반면 SK텔레콤은 679명 순감했다. 다만 이같은 방통위의 조치가 무색하게 18일 회사별 번호이동 수는 SK텔레콤이 303명 늘고 KT가 498명 줄었으며 LG유플러스가 195명 늘어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프리미엄폰 출시 등 가입자 유치 호재가 발생하면서 대기 수요를 흡수해야 하는데, 이통사 한 곳에서 불법보조금을 풀면 다른 곳에서 가입자 유출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조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 어느 곳이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불법 보조금을 풀어 가입자 유치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불법보조금 경쟁은 LG전자의 V30 등 전략 프리미엄폰 출시가 아직 남아 있으며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 다음달부터 풀리는 공시지원금 상한제 등으로 인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에 있어 경쟁할 수 있는 것이 요금밖에 없고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에 따른 실적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는 가입자를 더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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