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절벽 탈출, 역발상에 답 있다]여성 탓 말고 패러다임 바꿔야

2032년부터 인구 감소국…저출산 정책 실패"개인 탓하기 전 아이 낳고 싶게 만들어야"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2006년 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따라 저출산대책이 시행된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다. 10년간 1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 저출산 대책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대로라면 2032년부터 인구 감소국으로 들어간다.기존 저출산 대책은 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주는 등 출산장려정책 위주로 짜였다. 저출산 문제를 고학력 여성의 탓으로 돌리고 가임기 여성 수로 만든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선보이면서 물리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했다. 노인 부양인구 감소까지 들먹인 탓에 여성들 사이에선 정부가 여성을 '애 낳는 도구'로 비하한다는 반감만 더 커졌다.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도 늘어났지만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출산과 육아를 개인의 일로만 치부해 정부가 양육에 대한 희생과 책임을 떠넘겼기 때문이다. 또 힘들게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을 지켜 온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전문가들은 돈만 주는 저출산 대책 대신 이제는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이 낳지 않는 개인을 탓하기 전에 아이를 낳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족의 가치를 먼저 찾아주는 역발상을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의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도 최근 '저출산 극복'에서 '가족행복'으로 저출산 대책 기조를 전환했다.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 저출산 정책 예산을 다시 평가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단순히 정책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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