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잔치' 4大 시중은행, 이자만 팍팍 깎았다

KB국민은행, 대출보다 예금금리 '5배' 하락…고객 이자 덜 주고 '사상 최대 수익'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이 지난해부터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를 두 배 이상 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은행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거두며 잔치를 벌인 배경에는 이 같은 '손쉬운 이자장사'가 큰 몫을 했다.26일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최근 6분기 예대금리차(NISㆍ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이하 원화기준)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이들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약 0.09%포인트 감소한 반면 평균 예금금리는 0.2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몇 년째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각종 기준금리(코픽스, 금융채 등)가 하락하면서 양 금리가 동시에 떨어지긴 했으나, 유독 예금금리 감소폭이 두 배 이상 컸다.금리차 변화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분기 3.12%에서 올 2분기 3.07%(잠정치)로 6분기 동안 0.05%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예금금리는 1.36%에서 1.11%까지 0.25%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금리는 대출과 예수금에 대한 각각의 수익률을 의미한다. 즉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은행의 손실에 비해 고객에게 지급할 이자를 덜 주면서 벌어들인 수익이 다섯 배나 더 컸다는 의미다.KB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초 1.76%에서 올 2분기 1.96%까지 올라 은행권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1.81%, 우리은행 1.75%, KEB하나은행 1.45%를 각각 기록했다.예대금리차 확대는 은행 수익과 직결된다. 약 230조4000억원에 이르는 KB국민은행 원화예수금 규모를 감안하면 예금금리를 0.1%포인트 내릴 때마다 약 2300억원의 반사이익이 발생한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조달비용 하락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자이익으로만 2조5850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상반기(2조3058억원)에 비해 12.1% 오른 수치다. 은행 전체 실적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32%로 대폭 늘었다.예대금리차 변동폭이 가장 적었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지난해에 비해 0.02%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KB국민은행의 10분의1 수준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비이자이익의 역할이 컸다. 이자이익은 2.5% 늘어난 반면 비이자이익이 41%나 올라 덩치는 작지만 실적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예금금리를 깎아 이자수익을 늘린 타행에 비해 수익의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되는 이유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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