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진기자
당진 전통시장안에 있는 당진어시장 2층에 문을 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매장 모습.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마트의 상생실험이 진화하고 있다. 품질 좋고 저렴한 자체브랜드(PL) 공산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매장을 전통시장에 입점시켜 상생을 도모한데 이어 이번에는 청년창업까지 품었다. 24년 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을 30대 청년창업을 위한 공간과 노브랜드 매장으로 탈꿈해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상인 지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새로운 '상생 모델'이다. 이마트는 27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에 청년상인들로 주축이 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전통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당진의 경우 마트와 전통시장간 상생이라면, 이번에 오픈하는 구미에서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청년상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삼각편대다.이같은 진화된 상생모델은 선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한 청년상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조선시대 5일장으로 시작된 선산봉황시장은 1993년 지금과 같은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한 뒤 1층에 106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청년상인 김수연씨(39)는 2015년부터 1층에서 천연비누 등을 판매했다. 당시 8명에 달하던 청년상인은 현재 2개 점포만 남을 정도로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김씨는 당진 전통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한 후, 상생스토어를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시장상인회를 직접 설득해 24년간 공실로 방치된 선산시장 A동 2층 1652㎡(500평) 규모에 상생스토어를 오픈하는데 성공했다. 이마트는 500평 가운데 125평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250평 규모의 청년몰도 조성했다. 나머지 공간은 어린이 놀이터와 고객쉼터 시설을 마련했다. 상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노브랜드 선산봉황시장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한다. 다만 전통시장 상인회가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산물 판매를 요청, 생선과 조개 등 일부 수산물을 구비해 시장 전체의 상품구색을 보완했다. 한편, 선상시장 청년몰사업은 그동안 목표정원(22명)의 절반인 11명의 청년상인을 유치하는데 그쳤지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유치로 6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최근 지원문의가 빗발치고 있어 정원을 모두 채울 것으로 이마트는 전망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아진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