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설치' 보도 부인…합의과정 재검토는 이뤄질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외교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다루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다시 다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형식에 따라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일부 언론에서 외교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 작업에 착수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외교부 당국자는 "(TF여부는) 추후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어떤 언급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다만 외교부 내부에서 TF 구성에 대한 검토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실무선에서 TF를 구성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더 이상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외교부가 관련 TF 구성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자칫 일본 측에 '재협상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합의과정을 재검토하는 목적의 TF가 구성되는 것 자체가 재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재협상'은 기존 합의를 뒤집고 다시 협상에 임하는 뜻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또 '한국은 국가간 합의도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국가'라는 일본의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세로 연결될 수 있다. 위안부 합의를 바꾸고 싶은 우리 정부가 '재협상'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외교부 관계자는 "재협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외교부는 TF가 아니더라도 어떤 형식으로든 위안부 합의를 살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이다. 재협상이 아니라 보완 혹은 추가하는 식의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합의 내용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협상 과정에서 피해자의 견해 청취 등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또 합의에 이른 경위 등을 외교문서와 관계자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점검하는 과정 등이 그것이다.특히 강 장관은 지난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합의는 우리 국민 대다수와 피해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직시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해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실무진에게 위안부 합의를 다시 꺼내들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 제시로 이어질 전망이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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