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에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유통街 '자포자기·격앙·당혹'

공정위, 유통업체 갑질에 과징금 상향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더딘 소비회복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단순한 M&A(인수합병)가 아닙니다. 기존의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 공룡으로 흡수될수 있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최근 격앙됐다.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르던 소비자들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매출 감소를 경험한데 이어 최근에는 새 정부의 강력한 골목상권 보호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존폐위기까지 몰린 탓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기준금액을 법위반 금액으로 유지하는 대신 과징금 부과기준을 현행 30~70%에서 60~140%로 인상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법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다음달 12일까지 행정예고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 등을 상대로 갑질 횡포를 부리다 적발되면 현행보다 2배 무거운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한 조치다. 모호한 과징금 감경기준도 자본잠식율과 부채비율, 당기순이익 적자여부 등으로 적시해 꼼수막기에도 나섰다.유통업계를 겨냥한 첫 규제칼날을 예상보다 강력하다. 공정위는 이번 행정예고 이외에도 백화점과 홈쇼핑에 국한된 수수료율 공개제도를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편의점 등 기존 프랜차이즈 업자의 점포로부터 반경 1km내 동업종이 출점하지 못하게 하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이밖에 복합쇼핑몰 입지 제한, 영업시간 단축, 의무휴무일 확대 지정 등 20여건이 넘는 유통규제관련 법안도 나왔다. 새정부의 인수위원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선 기업형슈퍼마켓에서 농수산물과 담배 등을 판매하지 못하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기대지수는 108을 기록하며 내수 소비심리가 급반등했다. 하지만 실질적 소비지표는 강한 개선세를 보이고 않고있다. 이달까지 유통 기업들의 매출 성장폭도 실제 소비재 판매 개선 수준으로 제한됐고, 전년대비 급격한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장기적 소비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유통업계를 옥죄는 강력한 규제도 잇따라 나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 우려가 더 크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최근 수년간 유통업계가 규제 흑역사를 경험한 만큼 자포자기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법을 뜯어고치는데 기업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 "기업은 그저 (개정된 법에)따르라면 따라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뜩이나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시장이 커지고 있는 장사를 못하게 막으면 손님들은 모두 모바일로 이동할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은 무점포 특성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자동화로 일자리를 없애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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