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산업계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업종별, 지역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달러화의 강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수출경쟁력을 높여주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회복의 불씨를 보인 신흥국경기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 역시 우리 수출에 변수다. 강(强)달러는 미국의 수입수요를 늘려 현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와 맞물려 이런 긍정적 효과도 상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국책ㆍ민간기관과 산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의 금리인상은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민감한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이 주로 피해를 입게 된다. 조선은 통화다변화를 했지만 유가하락이 조선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석유화학은 유가하락에도 수출이 견조해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철강은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하는 업종이어서 환율 영향은 적은 편이다. 다만 신흥국경제가 자본유출로 어려워져 수요가 줄어들면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항공과 해운은 외화 차입금이 많아 금리인상이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에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호황에 원/달러상승은 환차익과 수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올라 3000억 환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는 환율이나 유가보다는 수급 상황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스마트폰 역시 해외생산비중이 90%여서 금리영향을 받지 않는다. 국내와 미국 등 해외공장에서 생산과 판매, 수출을 하는 현대기아차는 셈법이 좀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양날의 칼이다. 미국의 소비개선에도 금리인상이 할부시장위축으로 이어진다. 미국 자동차판매시장이 올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에서의 반등을 모색하는 현대차로서는 고민이 깊어진다.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는 현대기아차로서는 신흥국경기의 움직임도 변수다. 반면에 국내 공장 생산분의 수출에서는 가격경쟁력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환율을 1190원대로 잡아놓고 사업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최근 환율이 1124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계획 당시 환율보다 5%가량 낮은 수준이다. 외화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운송 등 일부 산업은 달러 강세 지속시 환차손으로 인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및 경기침체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대신흥국 수출비중은 총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신흥국 경제가 위축될 경우 우리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달러부채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한편 외환시장 동향 모니터링, 환변동보험 활용을 통한 환리스크 헤지 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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