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몰 규제의 딜레마下]'갈등 NO' 상생·모범사례도 있다

이마트, 당진에 상생스토어 개설…어시장 활성화 산자부장관상 수상 제주 서귀포매일 올레시장, 新쇼핑공간 변신

충남 당진어시장 내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그간 유통대기업과 중소상인 사이에 갈등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제로섬게임으로 치닫지 않고 절묘한 지점을 찾아 상생한 사례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 사회공헌활동(CSR)팀을 이끄는 김상민 팀장은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통시장-대형마트 상생형 점포인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 개설 업무를 총괄한 공로다.지난해 8월30일 문을 연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는 당진어시장과 이마트가 국내 최초로 자율적 협의와 상생을 통해 이뤄낸 상생형 복합 매장이다. 앞서 충남 당진 최대 규모의 당진어시장은 현대식 건물 신축 이후에도 공실률 20% 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당진시는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입점 협의를 요청했다. 이마트는 당진어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생스토어의 운영 방식 등에 관해 여러 차례 상인회와 협의했다. 결국 지난해 6월 당진시, 당진전통시장, 당진어시장과 4자 상생합의를 이뤘다. 이마트는 어시장 건물 2층에 노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전통시장 내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해 노브랜드 카페와 장난감도서관, 푸드코트 등을 함께 구성했다. 상생스토어 오픈 이후 일 평균 방문 고객은 40% 이상 증가했다. 2층 노브랜드 매장 방문 고객 중 약 25%가 1층 어시장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1회성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상생스토어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또 다른 형태의 상생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 서귀포매일 올레시장 모바일 페이지

중소상인들 스스로 현대화, 트렌드 반영 등 자구 노력을 통해 결실을 본 경우도 있다. 제주 서귀포매일 올레시장은 불과 7~8년 전만 해도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외면 받는 곳이었다. 시설이 노후된 데다 파는 물건들도 별다른 특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인회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문화관광 육성 사업을 시행하면서 괄목할 만한 변화가 펼쳐졌다. 상인회는 환경을 정비하면서 제주도 풍경 사진을 시장 천장에 넣어 친숙한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시장 가운데엔 110m 정도 길이의 호수를 만들었다. 호수 주위에 있는 의자에 3000여명의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했다. 흑돼지 꼬치, 감귤주스 등 '제주에 가야만' 맛 볼 수 있는 이색 먹거리들도 즐비해졌다. 사람들은 호숫가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고, 쉬었다 다시 제주도 특산물을 구매하기도 한다. 침체됐던 시장이 색다른 쇼핑 공간으로 완연히 탈바꿈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이 언제까지 정부의 지원,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자체에서 자생적으로 커 갈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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