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인수위원회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기존의 성장 위주 경제모델을 고용과 복지 모델로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마중물이 이제는 일자리라는 것이다. 일자리를 통해 가계에 소득이 생겨나면 소비가 늘게 되고, 소비가 늘면 투자가 늘어나 이후 일자리가 다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이런 기조하에서 국정기획위는 경제부처 중심의 경제사회정책을 고용노동부(노동), 보건복지부(복지) 등의 3축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성장과 고용과 복지가 함께 가는 황금삼각형의 구축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 같은 기조하에서 정부의 예산 편성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국정기획위는 기획재정부가 예산 한도를 정하면 각 부처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하는 현재 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Top Down) 예산 방식을 상향식 예산 편성으로도 바꾸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톱다운 방식을 도입하기 전에는 예산 증가율이 20%대를 웃돌았지만 이후 부처에서 스스로 통제하는 제도를 도입한 이후 예산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부처별 예산 경쟁의 폐해를 줄일 수 있었다. 반면 이같은 톱다운 방식으로 인해 필요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예산 총액이 제한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김성주 국정기획위 전문위원 단장은 "과거엔 복지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보고하면 기재부는 돈이 5조원 밖에 없으니 맞춰서 하라고 했지만, 우리는 복지부가 10조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기재부에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전과 같이 복지 등을 담당하는 부처가 기재부 눈치를 보면서 예산을 스스로 삭감하는 일은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복지 예산이 지나치게 늘어날 우려도 크지만 실제 복지 예산은 최근 들어 증가폭이 둔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27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 공개한 '10년간 복지예산지출변화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 예산 증가율은 3.6%에 그쳐 총지출 증가율 3.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첫해로 사회복지 예산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회복지 예산 증가율이 총지출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문재인 정부가 종래의 경제 성장틀을 새롭게 바꾸기로 정함에 따라 정부 내 노동부, 복지부의 위상은 물론 기재부 중심의 예산편성방식까지 달라질 전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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