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앞두고 업황따라 직장인들 울고 웃고하루라도 더 나와 돈 벌고 싶지만…사측은 휴가써달라 요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황금연휴'를 앞둔 직장인들의 표정이 엇갈립니다. 표면적으로는 5월 2일과 4일, 8일 연차를 쓰면 최장 11일을 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황금연휴를 누릴 있는 것도 아닌데다, 쉬더라도 그 배경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지요. 회사에 등 떠밀려 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최악의 위기를 맞은 조선업 종사자들은 연차를 쓰기 싫어도 회사 분위기에 휩쓸려 내야 할 형편입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최근 연ㆍ월차 사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5월 첫 주에 출근하려는 사람들은 사유를 상세하게 적어내라"는 회사 요구에 항의하는 내용입니다. 현장 직원들은 회사 요구를 뒤집어보면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작년부터 월급이 삭감되면서 연월차 수당이라도 받고 싶어 출근하려는데 회사는 올해부터 더 쉬라고 한다"며 "어린이날에 어버이날도 끼어있어 5월엔 가뜩이나 돈 들어가는 곳도 많은데 걱정이 태산"이라는 게 그들의 목소리입니다. 한 푼이라도 아껴 하루 빨리 회사를 정상화 해야 모두가 살 수 있다는 사측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치 수당이 아쉬운 직원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휴가를 가라고 등 떠미는 회사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환호성을 지르며 황금연휴를 즐기러 가는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한화그룹 직원들은 회사 방침에 따라 5월 첫 주에 쉬기로 했습니다. 주식시장이 열려 출근이 불가피한 한화투자증권과 '대목'을 맞이한 한화리조트와 같은 몇몇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5월 첫 주 '재충전을 위해 셧다운' 할 계획입니다. 한화는 승진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한 달씩 휴가를 주는 '승진 안식월' 제도로 인기몰이를 했었지요. 긴 연휴 기간 내내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직장인, 연차를 쓰고 싶어도 발목 잡힌 직장인, 수당을 받으러 일하고 싶어도 회사에 못 나오는 직장인….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해야 할 처지인 '웃픈'(웃기지만 슬픈) 현실입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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