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한계론' 다시 언급한 이주열…''삶의 질' 측정해야'

한은, GDP에 공유·디지털 경제 반영 제고…통계청 '삶의 질' 지표 연구 이주열 "GDP 포착 못하는 '삶의 질' 측정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은과 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IARIW)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작년 5월 글로벌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국내총생산(GDP) 한계론'이 등장했다. 가령 '에어비앤비'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숙소를 확인ㆍ예약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재화ㆍ서비스의 '생산'을 측정하는 GDP의 집계에서는 제외된다. 이코노미스트는 학원강의 대신 유튜브를 통해 무료강의를 들을 경우 효용가치가 더 높음에도 GDP는 하락하는 '숫자의 함정'도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공식석상에서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한계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다. 한 나라의 거시경제를 나타내는 대표적 경제지표이지만 소득과 부의 분포, 무엇보다 '삶의 질' 변화 등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은이 공유ㆍ디지털 경제의 GDP반영을 제고하고 나선 데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의 개회사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이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측정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한은과 '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IARIW)'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의 주제는 'GDP를 넘어: 경제적 웰빙 측정의 경험과 향후 과제(Beyond GDP)'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GDP가 반영 못하는 '경제적 웰빙측정'의 필요성을 주로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GDP의 한계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GDP에)디지털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활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환경의 훼손, 소득과 부의 분포 그리고 '삶의 질' 변화 등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1년 전에도 'GDP한계론'을 언급했다. 작년 5월에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GDP 0.1∼0.2%포인트 차이가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GDP 신뢰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와 함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세프 스티글리츠 교수도 언급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8년 프랑스에서 GDP 대안을 논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주도했다. 한은은 디지털ㆍ공유 경제의 반영을 검토 중이다. 작년 7월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 소속으로 국민계정연구반을 만들고 국제 논의와 국내 서비스 업체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 총재는 "한은에서도 현 GDP통계의 디지털경제 반영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 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고 전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를 마련하는 작업은 통계청 주도로 진행이 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15일 '삶의 질 학회'와 공동으로 'GDP 플러스 비욘드(plus Beyond) 국제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열었고, 이 자리에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 시산결과'가 발표됐다. 한은 관계자는 "삶의 질을 나타내는 경제지표가 어떻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지를 두고 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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