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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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수출호조로 우리경제에 훈풍이 부는 듯 하지만 돈의 흐름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로 흘러가야 할 돈이 제자리에 고여있으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과 통화승수 등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가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2월 기준 18.0회를 기록했다. 이는 1987년 10월(18.0회) 이후 약 29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전체 예금회전율도 지난 2월 3.5회를 기록해 2015년 5월(3.5회)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별단예금, 가계종합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는 상품으로 부담없이 돈을 넣어다 뺄 수 있는 상품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05년 2월(18.1회) 이후 줄곧 매월 20회를 넘어서다 작년 9월(19.6회) 10여년 만에 10회대로 떨어졌다. 저금리 장기화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데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악화되면서 경기부진이 심화되는 분위기였다.올들어 우리경제는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개선세로의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한 우리나라 수출액은 1월부터 우리나라 수출액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이 소비와 투자 회복을 언급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상향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제활력을 나타내는 돈의 흐름 지표는 더욱 악화되고 있어 수출과 내수의 괴리가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통화승수(M2/본원통화)도 2월말 16.13배로, 1996년 4월(15.50배) 이후 20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1월(16.41배) 기록했던 최저치 기록을 또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시중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 증가율이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 영향으로 지난 2월에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5.9%)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규모는 37조2000억원으로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통화유통속도(명목 국내총생산/M2) 역시 작년 4분기 0.689를 기록해 한은이 통계를 편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는 2011년 0.78수준에서 2015년 0.70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3분기에는 0.692를 기록해 0.7대가 깨졌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