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성 분리막 개발
▲정준혁 카이스트(왼쪽), 조성수 연세대 학생.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시대이다. 과학기술은 백조(白鳥)를 닮았다. 결과물은 매우 우아하고 획기적이다. 성과물이 나오기 까지 물밑에서 수없이 많은 발이 움직이고 있다. 그 과정은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원들의 발짓이 우아한 백조를 만드는 하나의 밑거름이다. 과학기술은 또한 백조(百兆)시대를 열 것이다. 하나의 기술이 100조 원의 가치를 창출한다. '백조 실험실'은 하나의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실험실 현장의 이야기를 매주 한 번씩 담는다.[편집자 주]<hr/>대학 교수와 고등학생이 만나 2년 동안 연구한 결과 고기능성 분리막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Chemosphere)에 게재돼 눈길을 끈다. 최희철 GIST(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심화연구 프로그램(R&E) 지도를 통해 광주과학고 학생들(정준혁, 조성수 학생, 지도교사 이미경)을 만난 것은 2015년. R&E 프로그램은 고등학생이 대학원 연구실에서 원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 교수와 정준혁·조성수 학생은 2년 동안 협력한 결과 오염물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고기능성 분리막을 만들어냈다. 분리막은 상하수오 폐수 처리 공정에서 널리 활용되는 기술이다. 이들이 만든 것은 기존 분리막보다 10배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2015년부터 최 교수와 광주과학고 학생들은 매주 한 두 차례 만났다. 최 교수는 수처리용 분리막의 장점과 한계점을 상세히 알려줬다. 몇 주 동안 문헌연구를 통해 정준혁, 조성수 학생은 내오염성이 향상된 고분자 분리막 개발을 목표로 총 2년 동안의 R&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년 동안 50번 이상 실험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손문 GIST 박사는 "분리막 연구가 합성에 하루 이상, 1회 실험에 반나절이 꼬박 걸리는 실험이라 인내심을 가지고 결과물을 낼 때까지 기다리고 지도하는 것이 어려였다"며 "실제로 분리막 합성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경우도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학생들은 입시를 병행하면서도 연구를 마무리하기 위해 방학과 주말에도 실험실을 자주 찾았다. 정준혁 학생은 카이스트에, 조성수 학생은 연세대에 진학했다. 이들 두 학생은 R&E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자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고 실험을 위한 준비와 마무리 또한 자기 손으로 배워나갈 수 있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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