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난해 말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대폭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로부터 받은 1분기 실적 추정치 컨센서스 자료를 분석해보면, 유가증권시장 133개 업체 중 61%가량인 82개가 지난해 말보다 영업이익 추정액이 낮아졌다. 추정기관 수가 3곳 이상인 업체들이 분석 대상이다. 코스닥 업체들의 경우 28개 중 19개나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졌다. 올들어 그만큼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여행이나 관광, 화장품, 자동차부품 등 분야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확연해 보인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말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86억원이었는데 지금은 216억원으로 24.4%나 낮아졌다. 강원랜드는 1869억원에서 1771억원으로 5.2%, 하나투어는 150억원에서 126억원으로 16.2% 쪼그라들었다. 파라다이스는 192억원에서 117억원으로 39.4%나 급감했다. 화장품 관련 업체들의 경우 LG생활건강 영업이익 추정액이 2630억원에서 2545억원으로 3.2% 줄었고, 아모레퍼시픽은 3853억원에서 3483억원으로 9.6% 감소했다. 현대위아(-28.1%), 현대모비스(-4.3%), 금호타이어(-13.8%), 넥센타이어(-14.5%), 만도(-8.8%) 등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액도 대부분 지난해 말보다 낮아졌다. 완성차업체에 비해 부품업체들의 중국 이익 비중이 높아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 영업이익 기여도는 모비스의 경우 24%, 만도는 63%에 달한다. 호황을 맞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경우 규모에 따라 이익 기대치의 변화가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1조251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는데 지금은 2조1558억원으로 72.2%나 높아졌다. 반면 유진테크(-27.1%), 솔브레인(-17.0%), SK머티리얼즈(-8.4%), 주성엔지니어링(-3.3%) 등은 추정액이 낮아졌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예상보다 영업이익을 더 많이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 업종이다. LG디스플레이가 5389억원에서 8367억원으로 55.3%나 추정치가 높아졌으며 에스에프에이(9.7%), 실리콘웍스(25.3%), AP시스템(39.8%), 서울반도체(47.3%) 등이 모두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7조7095억원에서 9조2179억원으로 19.6% 늘어났으며, LG전자도 3346억원에서 5659억원으로 69.1% 영업이익 추정액이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한미약품으로 182억원에서 113억원으로 38.0% 쪼그라들었다. 이어 NHN엔터테인먼트(-37.9%), 삼성엔지니어링(-35.3%), 금호석유(-34.6%), 한화테크윈(-30.4%) 등 순으로 영업이익 추정액이 크게 떨어졌다. 성광벤드와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분기에 소폭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각각 5억원, 57억원씩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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