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김민영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아시아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세계 최초로 구축 중인 '디지털 시장실'을 공개하고 공공재의 무기한 사적 소유 논란이 일고 있는 남산케이블카 문제의 해결 의지를 전했다. / 백소아 기자 sharp2046@
확 달라진 것도 눈에 띄었다. 시장실 벽 한쪽면을 차지하고 있던 서류들이 사라지고 대신 거대한 인터렉티브 스크린이 자리잡고 있었다. 무엇인지 물어보자 "세계 최초의 디지털 시장실을 구축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박 시장은 "'빅브라더'처럼 시장실에 앉아서 서울시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체크하고 지휘ㆍ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재난ㆍ교통상황에서 물가정보와 대기환경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직접 가동하며 설명했다. 앞으로 구축이 완료되면 단순 사무공간에 불과했던 서울시장 집무실이 국정 상황을 총지휘할 수 있는 청와대 지하 벙커의 '워룸'처럼 변신하게 된다. 박 시장은 "여기 앉아 있으면 내가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가 된 것 같다"며 "화재가 나도 내가 구태여 가지 않아도 시장실에서 현장을 지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자 박 시장은 촛불 정국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전개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ㆍ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누차 피력했다. 박 시장은 촛불에 이은 탄핵정국에 대해 "광장의 승리가 일상의 시민들의 삶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앞으로 과제가 남아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고 성공해서 온전한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특히 서울시정의 경험 및 구성 과정에서 서울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차기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새 정부가 성공하는 과정에 5년간 대한민국 수도를 혁신하고 새 패러다임을 만든 그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와 중앙 정부의 협력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성공의 아주 핵심적인 관건인 만큼 (차기 정부가) 불러만 주면 밤 12시가 아니라 새벽에라도 달려가서 성공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시장은 또 "다행히 주요 대선 후보들이 서울시의 정책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새로운 정부는 저를 꼭 좀 자주 불러달라. 그게 정부 성공의 지름길 중 하나"라고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 위기에 처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인간은 소통의 동물이다. 그런데 시도지사협의회 같은 데 가면 우리를 일반 민원인 취급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시도했다가 중단된 청년수당을 예로 들며 "정부가 초를 친 정책이었다"며 "합리적인 정부였다면 받아들였을 텐데, 심지어 보건복지부는 물론 청와대 안종범 수석(당시)까지 오케이 했다는데 그 위의 어디선가에서 안된다고 했다더라"며 비판했다.소속 더불어민주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경선 단계에선 일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선이 되면 열심히 돕겠다. 또 누가 되시든 새로운 정부가 되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야당간 연대를 통해 공동정부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하나의 정파ㆍ정당으로서는 불가능하다"며 "야당은 어떻게든 연립정부를 만들어야 안정적 정부 운영을 할 수 있다.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차기 정부의 '책임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김칫국을 마시라는 거냐"면서도 "책임 총리라면 사실 의미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나중에 진짜 그런 일이 있을 때 고민을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엇다. 향후 정치적 전로에 대해선 "서울시장 3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는 임기가 끝나는 내년 연말께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