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 관광구조를 바꿔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호텔·관광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절벽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이날은 중국 CCTV와 국가 정부부처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동동주관해 1991년부터 매년 방영하는 중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생방송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ㆍ파티)'가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내 기업을 취재해 생산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집중적으로 조명해 고발하는 게 골자다. 현지 진출해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날을 분수령으로 중국발 보이콧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 여행에 대한 제재 수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호텔·관광업계는 긴장하고 있다.이미 이달 초 중국 당국은 자국의 주요 여행사에게 한국여행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실제 중국의 주요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을 문의하면 다른 나라 여행을 권하거나, 판매가 곤란하다고 직접적으로 응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관광상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금지되면서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관광, 호텔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인 투숙객 비중이 20~25% 수준이었지만 사드 부지가 결정된 후부터는 12~13%대로 뚝 떨어졌다"면서 "그나마 개별 투숙객들이 있어 겨우 10% 내외로 유지하고 있었는데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한국 관광에 더욱 제재가 가해진다면 한 자릿 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5성급 특급호텔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구의 한 특급호텔은 올 1,2월 중국인 고객이 30%가량 감소해 전체 고객 중 차지하는 비중이 15%에서 10%로 떨어졌고 또다른 5성급 호텔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인 투숙객이 감소하기 시작해 올 1,2월에는 전년대비 35%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사태가 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 관광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의 한한령을 넘어설 돌파구로 동남아 여행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122만695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3.3%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세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비중국 중화권(홍콩·대만 등)과 동남아 주요 6개국(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드라마와 K팝 등 한류가 동남아시아와 비중국 중화권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여행지 선호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한국과 가까운 국가들을 중심으로 서울에 대한 전 세계 자유 여행객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동남아 개별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 여행지로 '서울'이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지난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태지역 4개국의 여행객의 항공권 검색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개별 여행객의 관심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여행지는 서울이었다.필리핀의 경우 검색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여행지 1위는 제주도였고, 3위는 서울로 나타나 각각 5위 내에 올랐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해 자유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여행지 2위와 4위에 서울이 올랐다. 방한 여행객의 큰 축을 차지하는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자유여행지 1위 또한 서울이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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