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통합의 길로 가야…갈등·편가르기 끝내야""朴 전 대통령, 헌재 결정 승복한다는 의사표명해야""사드 반대 중국 이해…과도한 압박은 옳지 못하다""김정은, 北 압박·대화 상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 통합과 적폐 정산을 동시에 강조했다.(아시아경제=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사진)는 12일 "이제 우리는 상처와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서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은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타도와 배척, 갈등과 편 가르기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다"라며 적폐 청산을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통합과 적폐 청산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무겁고 긴 시간이었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그러나 민심과 헌법은 일치했다"며 "헌법은 대통령을 파면했다. 상식의 힘을 헌법적 가치로 재확인했다"고 헌재의 결정을 평가했다.문 전 대표는 또 평화로운 촛불 집회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이끈 국민들에 대해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국민들이 보여주신 절제력은 어떤 존경의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훗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는 탄핵 이전과 이후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직 절반 밖에 못 왔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킨 것 말고는, 정치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앞으로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권교체의 길도 간단치 않다"며 "절박한 마음을 더 모으고 모아야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고 단합을 강조했다.문 전 대표는 탄핵 이후 정치권이 가야할 길이 적폐 청산임을 분명히 했다. 문 전 대표는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며 "통합이야말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또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문 전 대표는 국정공백을 우려하는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치위기는 없다"며 "국정공백이나 정치혼란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보위기도 막아내겠다"며 "안보와 국방에 관한한 새로운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초당적 협력으로 단 한 치의 빈틈도 생기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문 전 대표는 아울러 "밖으로는,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안으로는,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정권교체를 거쳐 다시 새 역사를 쓸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전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영광의 시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하루빨리 헌재의 결정에 대해 승복한다는 의사 표명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에도 여전히 청와대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야박하게 할 순 없다"면서도 국가기록물의 파기·반출을 우려했다.개헌 문제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대선 때 (후보들이) 공약해서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 6월에 지방선거와 함께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로드맵 밝혔다"면서 "개헌 공약은 적절한 시기에 따로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선 전에 개헌을 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문 전 대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지속 강조해 온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이 무엇인지는 이날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를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반대의견을 내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과도하게 압박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문 전 대표는 전날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북한 주민들의 통치자가 김정은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압박·제재·대화 상대의 실체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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