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의학 약재·향수원료 등에 사용…글로벌 수요 5배 증가 예상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 쿠누누라에 자리잡은 TFS의 백단 플랜테이션(사진=TFS).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돈이 열리는' 열대성 상록수 백단(白檀)으로 호주가 돈을 긁어 모을 판이다.학명이 '산탈룸 알붐(Santalum album)'인 백단은 처음 독립해 생육하다 이후 빨판으로 기주(寄主) 뿌리에 기생하는 반(半)기생 식물이다. 어린 나무일 때는 벼과나 아욱과에 기생하고 성장하면서 기생성이 높아져 숙주가 되는 식물은 140여종을 헤아린다.플랜테이션 운영업체 TFS와 산타놀은 15년 전 호주 북부에 백단 단지를 조성했다. 그때 심은 TFSㆍ산타놀의 백단이 성숙단계에 이른 지금 세계 최대 백단 재배국인 인도의 생산량은 줄고 중국의 수요는 날로 늘고 있다.백단 오일 가격은 ㎏당 3000달러(약 340만원)로 은(銀) 값의 다섯 배다. 가격은 연간 최소 20~25%씩 상승 중이다.TFS에 따르면 백단 목재의 글로벌 수요는 오는 2025년까지 현재의 5배로 늘어 연간 2만t을 기록할 듯하다. 이는 중국의 수요 덕이다. 중국에서는 백단이 전통의학 약재, 수공예품 재료, 향수 원료로 사용된다.남인도백단제품수출업협회의 M.M. 굽타 명예 사무총장은 "인도에서 합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백단의 양이 제한돼 있다"며 "갈수록 채집이 어려워져 정부가 벌채를 제한하고 수출을 규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인도는 오래 전부터 최대 백단 공급국이다. 인도는 수백년 전부터 백단 공급을 제한해왔다. 따라서 민간의 백단 재배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산타놀의 레미 클레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산타놀ㆍTFS가 이런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고 말했다.인도의 백단 공급량은 들쭉날쭉하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1970년 4000t이었던 공급량이 2002년 1300t, 지난해 250t으로 급감했다. 이에 요즘 호주의 백단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클레로 CEO는 "백단 제품 제조업체들에 10년 이상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렇다고 인도가 팔짱만 끼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백단 주요 산지 가운데 하나인 인도 카르나타카 주(州)정부는 농민들에게 백단 재배를 장려한다.주정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가는 470가구로 총 재배면적이 810만㎡다. 이로써 향후 백단 오일ㆍ목재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15년생 백단 한 그루에서 생산되는 오일은 500㎖ 정도다.굽타 명예 사무총장은 "그러나 앞으로 10년간 호주가 인도의 백단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인도의 백단 재배면적은 약 2430만㎡에 이른다. 재배면적은 연간 810만㎡씩 확대되는 추세다.TFS는 재배면적 1억2140만㎡에서 백단 목재 생산량을 현재의 30배인 1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TFS는 각기 다른 생장단계의 백단 540만그루를 관리하고 있다. 상업 벌채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14년이다.
백단에서 버릴 건 거의 없다. 오일은 물론 목재 조각, 톱밥, 수지(樹脂)도 판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 올버니에 자리잡은 TFS 공장에서는 백단 오일을 정련한다.산타놀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쿠누누라에 자리잡은 2200만㎡의 백단 재배단지를 관리한다. 첫 벌채가 이뤄진 것은 2014년이다. 클레로 CEO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은 채 연간 '수t'의 백단 오일이 판매된다고만 밝혔다.백단 수요 급증의 1등 공신은 제약업계다. TFS는 백단으로 여드름ㆍ건선 같은 피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TFS의 프랭크 윌슨 CEO는 "여느 사업과 마찬가지로 백단 부문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며 "백단은 생육이 오래 걸리고 재배가 매우 까다로워 재배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그는 "TFS의 매출이 오는 2025년 현재의 10배 이상인 1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1997년 출범한 TFS는 2004년 기업공개(IPO) 당시 주가가 0.20호주달러(약 175원)에 불과했다. 현재 주가는 2004년의 7배에 이른다.TFS의 고객업체 가운데 하나가 화장품 제조업체 에스테로더다. 에스테로더는 백단 오일로 향수 '플레저'를 생산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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