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외환시장]트럼프의 '경제 로드맵' 어디로?…亞 비상

원화 상승률 최고…트럼프 통상·외환 전쟁+유럽發 정치 불확실성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외환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환율 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프랑스 대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등 유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6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엔화, 금은 가격이 뛰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111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는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0.93% 상승한 달러당 111.68엔을 기록 중이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232.10달러로, 작년 미 대선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값을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최근 99대로 떨어지면서 지난달 초 고점 이후 3% 넘게 하락했다. 이날 달러지수는 소폭 상승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내린 상태다.  아시아 통화는 뚜렷한 강세다. 특히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원화 가치는 5.8% 뛰면서 엔화 상승률(5%)을 웃돈다. 대만 달러 역시 같은 기간 4.5% 급등했다. 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원 내린 1136.0원에 출발했다.  유럽 정치 불확실성에 유로화는 거센 매도세에 휩싸였다. 특히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제1야당 공화당 후보인 프랑스와 피용 전 총리의 스캔들은 정치를 넘어 금융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피용 총리는 이날 부인과 자녀를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해 세비를 횡령한 혐의를 인정했지만 대선 레이스 하차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피용 총리의 발언 이후 유로 가치는 급락했고 프랑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프랑스와 독일 10년물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0.77%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피용 총리의 인기가 내려감과 동시에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의원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취임 후에도 뚜렷한 경제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각종 행정명령을 쏟아내면서 이민·통상·환율 전쟁의 우려를 높이고 있는데다 미국과 유럽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들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외환거래가 올해 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면서 손실 확대를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이 거래를 유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환시장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회담에서 환율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트럼프 정부의 통화 약세 유도 비판이 또다시 나올지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런던 소재 공적통화금융기관포럼(OMFIF)의 데이비드 마쉬 회장은 "달러가 1980년대 보였던 급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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