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 한푼이라도...젊은 층, 출퇴근길 동승자 매칭해주는 차량공유경제 앱 인기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지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젊은층 사이에서 '차량공유경제' 애플리케이션(앱)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공급자는 자본투자 없이 부수입을 얻는 윈윈효과 때문이다. 카풀파트너 매칭 서비스앱인 '풀러스'는 지난 5월 서비스를 공개한 이후 1년 새 누적이용자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비슷한 서비스인 '럭시' 역시 이용자 수 30만 명, 약 4만 대의 자동차를 확보했다.◆진화한 '카풀'의 세계=과거 직장동료끼리 또는 지인들끼리 카풀을 했다면 요즘엔 앱을 통해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을 태운다. 현재 카풀매칭서비스 앱은 '풀러스'와 '럭시' 두 가지다. 둘 다 모바일 기반으로 이용방법이 택시앱 카카오택시와 비슷하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운전자가 연결되면 알림과 함께, 운전자의 정보와 도착 예상 시간, 금액 등이 공개된다. 결제는 앱에 미리 등록한 카드로 한다.가격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택시 요금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 쿠폰 등을 잘 활용하면 요금은 더 싸진다. 이용자들은 이 카풀서비스의 장점으로 익명성과 경제성을 꼽는다. 운전자는 평균적으로 시간당 1~2만원을 올릴 수 있다. 운전자로도 이용자로도 카풀서비스를 경험한 직장인 이수영(32· 가명)씨는 "회식하고 늦은 시간에 집에 갈 때 풀러스를 이용하다가 운전자로 등록하게 됐다. 매번 모르는 사람들이랑 매칭이 되다 보니 껄끄러운 일이 발생할 일이 없어서 좋다. 어차피 출퇴근길에 운전을 하기 때문에, 동승자를 태우면 큰 수입이 아니어도 한달 주차비정도는 버는 것 같다"며 "1년 동안 운전자로 부수입을 올려서 애플와치를 구매 하는 게 새해 목표다"라며 웃었다. 출퇴근길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은 이용자도 있었다.광고홍보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김연진(26·가명)씨는 퇴근길에 카풀서비스 앱을 이용하면서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김씨는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카풀을 하면서 동네주민을 많이 알게 됐다. 한 번은 우연히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차를 얻어타게 되면서 취업팁까지 도움을 받았다"며 "출퇴근길에 심심한 데 여러 사람을 만나게돼서 좋았다"고 설명했다.◆위법 논란도=카풀앱이 인기를 끌면서 택시회사들이 이를 자가용 불법 영업이라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에 따르면 영업용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요금을 받고 운행하는 행위는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금지’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승객을 태워 운행하는 ‘우버’ 서비스가 2015년 3월에 금지됐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카풀 제공자와 이용자가 모두 출·퇴근 시간에 출·퇴근 목적으로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대해 알선하는 경우라면 여객법에 저촉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풀러스는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은 제각각 다르지만 최대한 법률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 풀러스의 이용 가능 시간은 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한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익일 새벽 2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며 "함께 만드는 풀러스 캠페인 등을 통해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풀러스 어플 캡처
◆직접 타보니=지난 금요일 풀러스 어플을 깐 뒤, 충무로에서 경기도 안양까지 가는 여정을 입력한 뒤 예약 버튼을 눌렀다. 사전에 예약할 수도 있고, 바로 탑승하기를 신청할 수도 있었다. 운전자가 예약자 중 자신의 여정과 맞는 이용자를 선택하는 형식이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한 남성 운전자의 프로필과 함께 알람이 울렸다.탑승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앱 안에 있는 채팅을 통해 장소를 정한 뒤 5분 정도 지나자 운전자를 만날 수 있었다. 탑승을 하면 '신고하기' 버튼과 '차량정보 보내기' 버튼이 생기는데 만약을 대비한 안전시스템이다. 기자가 만난 운전자 직장인 윤모(37)씨는 처음엔 이용자로 시작했다가 운전자로도 활동한다고 했다. 윤씨는 "럭시와 풀러스 두 앱을 깔아놓고 출퇴근할 때 이용자를 찾는다"며 운전자용 앱을 보여줬다. 예약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명단이 떴다. 그는 "아이가 둘인데 기름값 정도는 아낄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다"며 기자를 향해 "지금 저를 태워주고 계신 거에요"라는 농담도 건넸다.10명 정도의 이용자를 태웠다는 윤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였다. 그는 "앱의 특성상 거의 젊은 사람들을 많이 태웠다.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운전자 신원은 공개되는 반면 탑승자의 신원은 이름 정도밖에 알 수 없기 때문에 밤 늦게는 혹시라도 위험할까봐 카풀을 안한다"라고 이용후기를 전했다. ▶사족:퇴근시간이라 길이 막힌 탓에 1시간 반 정도가 흐른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쿠폰을 사용하니 같은거리 택시비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7180원)이 나왔다. 평소에 비해 30분 가량 늦은 시간이었다. 기자가 출퇴근길 모두 이용해 본 결과, 콩나물 시루같은 대중교통에 비해 안전성과 편안함은 보장됐지만 급한 사람은 대중교통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좀 더 어플이 발달해 여성운전자 매칭기능이나 '조용히 가고싶어요' '음악들으면서 갈게요' 등의 기능이 추가됐으면 싶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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