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미국 中企 '활짝', 한국 中企 '울상'

국내 중기 10곳 중 7곳 '보호무역 강화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시대가 도래하자 미국 중소기업인들의 얼굴이 '활짝' 폈다. 반면 한국 중기인들은 울상이다. 천양지차의 모습이 벌어진 이유는 간명하다. 트럼프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를 주창해온 만큼 미국에서는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기업낙관지수가 105.8을 기록했다.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월치인 98.4를 대폭 뛰어넘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업인들의 경제 성장 기대치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더욱이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 방안으로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줄이고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투자와 고용을 촉진한다는 의도에서다. '오바마 케어' 폐지 주장 역시 중기인들의 낙관론에 일조하고 있다. 헬스케어 비용은 미국 중기인들의 가장 큰 우려사항 중 하나다. NFIB 관계자는 "소기업들이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마쳤다"며 "위험 부담을 안고 기꺼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중기인들의 반응은 정반대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수출기업뿐 아니라 내수침체 장기화로 해외 진출을 타진하던 기업까지 고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트럼프의 당선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그 핵심적 이유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무역적자 완화'를 통상정책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북미자유협정(NAFTA), 한ㆍ미 FTA의 재협상을 통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ㆍ미 FTA가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을 파괴하고 고용을 빼앗아간다는 게 트럼프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ㆍ미 FTA 이후 흑자 폭이 커진 국내 자동차, 전기ㆍ전자, 철강 분야 업체들이 트럼프 시대를 특히 우려하고 있다.트럼프는 최근 무역대표부 대표에 보호무역주의자인 로버트 라이사이저를 임명함으로써 의지를 현실로 실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 진출 중소기업뿐 아니라 오랜 내수침체와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로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던 국내 기업들의 고충도 커졌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중소기업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종별 예상피해와 대응방안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역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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