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진 대책회의, 후속 대책 분주한 움직임…'특검에서 충분히 소명, 기다리는 수밖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특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삼성은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12일 오전 9시30분 소환한 뒤 13일 오전 7시50분께 돌려보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22시간 30분에 걸쳐 강도 높게 조사한 뒤 "재소환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특검의 선택만 남았다. 박영수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 여부는 주말께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진술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물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도 함께 정리할 방침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대기업 총수의 신병 처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교수는 "구속은 증거인멸, 도주의 위험이 있어야 하는 사안인데 그렇게까지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국정감사와 검찰조사를 충실히 받아온데다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도 전혀 없다"며 "오히려 재벌 봐주기라는 시각을 우려해 강수를 둔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 상당수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특검 조사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삼성 미전실은 대책 회의를 여는 등 후속 작업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삼성의 선택은 결국 특검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특검의 방향 설정에 따라 삼성의 대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삼성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분간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지겠지만, 이번 주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갈 것인지,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공드라이브를 선택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한편 특검은 삼성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른 기업에 대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기업들은 특검이 삼성 수사를 통해 보여준 모습을 보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른 기업들도 삼성이 겪은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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