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투어'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이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이 될까. 트럼프가 자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세계 패권을 내놓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펼치며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팍스 아메리카나'는 초강대국 미국의 힘에 의해 세계의 평화질서가 유지되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다. 로마에 의해 지중해 지역이 지배되던 시대를 '팍스 로마나'로 표현한 것을 인용해, 세계 2차 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가져간 미국을 일컫는 말로 사용됐다. 세계적 지정학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은 '올해 가장 큰 위협(RISK)' 리포트를 통해 "팍스 아메리카나는 끝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는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미국)는 타협을 강요하고 분쟁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카드였지만 지금은 와일드 카드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미국 주도의 세계평화 유지의 틀을 깰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포트는 트럼프가 고립주의자는 아니지만 미국의 이익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강하게 개입할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정책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올해 금융시장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불안한 정치적 위험을 안게 됐다"며 "트럼프의 취임이 적어도 2008년 금융위기 만큼 글로벌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은 세계 패권을 두고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과 분쟁의 촉발을 예고한다. 리포트는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라이벌들은 (미국의 동맹국들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레머 회장은 중국이 더 큰 글로벌 리더십을 취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도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와중에 엄청난 기회를 맞았다고 리포트는 전망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해 재선할 수 있겠지만 그의 지지력은 약해질 전망이다. 이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올해와 같은 때에 유럽의 영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리포트는 관측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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