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이냐 잔류냐…고민 깊어지는 與 비주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당권장악에 탄력을 받았던 새누리당내 비주류가 암초를 만났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잔류파는 친박(친박근혜)을 배제하고 당을 장악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탈당파는 친박의 청산이 어려우니 당을 나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친박은 이틈을 타 '혁신과 통합 연합'을 출범키로 해 새누리당내 계파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친박은 11일 심야 회동을 갖고 '혁통'을 구성키로하고 당 주도권 사수와 함께 김ㆍ유 두 원과는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성 친박인 이장우 의원은 12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비상시국위원회의 당 지도부 사퇴요구에 대해 "소가 웃을 일"이라며 김ㆍ유 두 의원에 대해 "배반과 역린의 주인공"이라며 비판했다.  탄핵안 통과 이후 목소리 내기를 자제해 왔던 친박이 비주류측과 결별도 불사하는 한편 혁통 구성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지만, 비주류측 내부에서는 하나로 단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주류가 중심이된 비상시국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상시국위 내에서) 탈당해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잘못한 사람이 나가야지 왜 우리가 나가느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이견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ㆍ유 두 의원의 이 같은 엇박자는 차기 대권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는 이대로 비주류가 탈당할 경우 여권 내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자신의 진영으로 합류해 탈당파가 보수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세력을 만든 뒤 개헌을 매개로 이재오 전 의원의 늘푸른한국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과 정계 개편을 통해 중도 보수를 통합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분당이 버거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분당할 경우 야권의 분열에 이어 '4자 구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보수정당이 단일화 되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4자 구도'는 유 의원에게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당장 눈앞에 선거가 없어 자연스러운 인적청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비주류측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친박측이 다시 세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비주류 측이 별다른 쇄신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박 대통령과 함께 탄핵 물결에 쓸려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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