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국내 9대 대기업 회장이 출석하는 전대미문의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 배치를 놓고 결정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회장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245호. 이곳에서 개회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어느 자리에 앉느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누가 어느 자리에 앉느냐'란 최대 관심사의 이면에는 나름 비밀이 숨어 있었다. 바로 각 기업 회장들의 나이다. 국조특위는 자리 배치 기준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가장 나이가 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과 최태원 SK 회장(56)이 가운데 앉았다. 이어 양 옆으로 갈수록 점차 나이가 많아졌다. 예컨대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 자리에서 봤을 때 정중앙에는 이 부회장이 앉았다. 삼성은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가장 많은 200여억원대 기금을 출연했다. 실제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국민연금 로비 의혹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35억여원 상당의 지원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 부회장 오른편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8) 등이 앉았다. 그룹사 관계자들이 가장 선호했던 가장자리로 갈수록 연장자가 앉는 구조다. 반대쪽으로는 최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4), 구본무 LG그룹 회장(71), 손경식 CJ 회장(77) 역시 나이 순서로 좌석이 배치됐다. 역시 끝자리는 최고 연장자인 손 회장의 몫이었다. 유일하게 앞 좌석이 아닌 뒷좌석에 앉은 허창수 GS그룹 회장(68)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나이 순이 적용되지 않은 까닭이다. 허 회장과 함께 뒷좌석에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앉았다. 이 밖에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종중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국민연금공단의 최광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도 뒷자석에 자리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과 최 회장, 신 회장 등이 가운데 배치된 데는 야당이 공동으로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이들 회장이 이끄는 삼성, SK, 롯데가 언급됐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왔다. 해당 기업에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가 거론되면서 국조특위에서 여야 17명의 의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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