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SM그룹이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을 인수한다. 14일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은 "SM그룹을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상세 실사를 거쳐 매각금액을 최종 확정하고 오는 21일 본계약을 체결한 뒤 28일 잔금 납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원은 고용승계 규모, 인수대금과 자금조달 증빙, 경영주체 등을 종합 평가해 대상자를 선정했다. SM그룹이 한진해운 직원 700명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내용을 제출한 것이 이번 평가작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전에는 SM그룹과 현대상선, 한국선주협회, 한앤컴퍼니, 국내 사모펀드(PEF) 1곳 등 모두 5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본입찰에는 현대상선과 SM그룹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이번 매각은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외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2대주주인 스위스 MSC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번 패키지 매각에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처음 공고 당시 매각 대상 자산은 선박 5척과 미주∼아시아 노선 인력, 7개 해외 자회사 등이었으나 예비입찰 참여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미국 롱비치터미널도 인수 대상에 포함했다. 롱비치터미널은 롱비치 항만 내 최대 규모로 연간 300만TEU(1TEU=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한다. 한진해운은 터미널을 운영하는 미국 자회사인 TTI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SM그룹은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재계 50위권 안팎의 중견그룹이다. 지난 2013년 11월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을 인수해 해운업에 진출한 이후 최근 법정관리 중인 삼선로직스 지분 73.8%를 확보한 바 있다. 대한해운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벌크선 사업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영업부문은 벌크선(약 70%), LNG선(약 23%), 탱커선(1.5%),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485억원, 영업이익 196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대한해운은 이번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인수로 벌크선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한편, 이번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상선은 자료를 내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합병과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진해운 자산 실사 후 합리적인 가격과 조건을 제시했으며,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인수·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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