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현대화와 정밀타격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픈 데가 딱 한 곳 있다. 중국이 원양으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대만해협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만이 산악 지역 곳곳에 중국 함정과 항공기를 위협할 미사일 기지를 설치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은 이미 마하 2이상의 초음속 미사일 슝펑-3(HF-3, 雄風三型) 을 개량해 10~60기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재균형 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은 그간 고수해온 대만이 '방어적' 성격의 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는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여 공격력이 배가된 슝펑-3 미사일이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슝펑-3 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2~2.5배로 현재 중국 함정들의 대공방어망이 요격하기 어려운 미사일이다. 이에 따라 대만이 보도처럼 개량에 나선다면 속도가 마하 3을 훌쩍 넘고 사거리도 대폭 연장된 미사일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만의 슝펑-3 초음속 미사일
◆대만 슝펑-3 사거리 연장형 미사일, 중국 함정 군용기 위협할 듯=대만매체 상보(UP MEDIA)는 최근 대만 정부가 '신의 창' 계획과 ' 반룡(승천하지 안혹 땅에 웅크리고 있는 용)' 계획이라는 이름 하에 슝펑-3(HF-3) 초음속 미사일을 10 내지 60기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상보는 "대만이 '슝펑-3 사거리연장형 미사일이 진행 중이며, 내년 중반께 시험 단계에 들어가고 2018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다"고 전했다. 상보는 또 이 미사일은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둘러싼 산악지역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8월에도 슝펑-3 미사일을 개발한 중산과학연구원(CSIST)가 차세대 장거리 HF-3 미사일을 3~5년 안에 실전배치하는 계획을 제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대만의 중산과학연구원이 만든 HF-3 미사일의 정확한 제원은 알려진 게 없다. 상보는 최고속도 마하 2~2.5의 초음속 미사일로 사거리가 최대 300km나 돼 대만해협 건너 중국 지역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해협은 폭이 160km에 불과하다.글로벌시큐리티는 사거리를 최소 130km에서 최고 300km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거리가 150~200km, 최고 속도도 마하2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길이는 약 6m, 미사일 동체 지름은 약 46cm, 무게는1.3~1.5t으로 추정된다. 글로벌시큐리티는 중국이 도입한 러시아제 '선번(SS-N-22)'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해 대만이 개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만이 2007년 10월 군사 프레이드에서 첫 공개한 이 미사일은 청궁급 호위함 등에 탑재돼 있다. 유도 장치만 바꾸면 함대함, 지대지,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격파 미사일로 쓰일 수 있다고 한다. 대만해협 주변이나 그 너머 중국 내륙에 있는 항공기와 함정들에 가공할 위협이 될만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YJ-12 초음속 미사일의 수출형 CM-400AKG
◆중국의 군사위협이 대만 미사일 개량 초래=슝펑 미사일 업그레이드 계획은 그간 있었지만 중국 화해 정책을 편 마잉주 행정부 때 폐기된 것이다. 대만은 그러나 그동안 해상 차단 작전과 연안 군사시설 타격능력 있는 사거리가 짧은 HF-3 미사일은 계속 생산했는데 2014년 초에 개량계획이 복원됐다고 한다.중국의 군현대화와 정밀 타격 능력 강화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초 최대 속도가 마하 12에 이르는 극초음속 활강 비행체 시험에 성공했다. 게다가 중국은 YJ-12, CM-400AKG 등 다종다양한 미사일을 개발, 배치했다.YJ-12는 무게 2.5t, 길이 6.3m, 탄두중량 253~500kg, 사거리 250~400km의 공대지 미사일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 2~4로 알려져 있다. YH-12의 수출형인 CM-400AKG는 마하 4 이상의 공대함 미사일로 항공모함 킬러로 통하는 미사일이다. 사거리도 100~241km 나 된다. 이는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중국의 미사일 전력(체계, 수량, 발사대, 추정 사거리)
장거리 초음속 미사일로 무장한 중국군 전투기가 대만을 위협할 가능성은 불문가지다. 지대지 미사일로 대만 방어망을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위기 발생 시 중국은 최신 함정과 항공기를 갖춘 중국이 이들 미사일로 미군의 개입을 억지하거나 지연시키고 정치적 해결 전략을 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대만은 자위 수단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고 자연스레 적 항공기와 함정을 무력화시킬 대만판 '항모킬러'인 슝펑-3 개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옳을 것 같다.대만의 공군력과 해군력이 중국에 절대열세에 있지만 전력균형을 단기에 달성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미사일 개량에 주력할 것으로 추론하는 것은 지극히 온당하다.
중-대만 해군력 비교(자료=미국 국방)
◆미국도 개량허용할 듯=대만의 새 미사일 개발을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과거 미국은 대만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공격적 성능'을 이유로 보류할 것을 종용한 적이 많았다. 대만이 과거 사거리 165km인 슝펑-2를 개발할 때 미국은 그랬다.그런데 중국군의 미사일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미국의 반대 수위는 차차 낮아지고 있다는 게 상보를 비롯한 대만 매체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물론 중국 정부가 톤을 낮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아직까지 미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을 보면 사거리 연장 연안 방어 무기의 성격과 대만해협의 전략균형의 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에 대한 미국의 인식에서 변화가 있는 것 같다는 전문가 진단도 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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