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조사중' 발언은 '찾고 있는 중'...해경 '아직 선명도 몰라'
해경의 중국 불법조업 어선 단속 현장. 아시아경제DB.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후 달아난 중국 어선의 행방이 2주째 오리무중이다. 해경은 초기 전국 수배령을 내렸고 중국 당국도 적극적이라며 "검거는 시간 문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인 상태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상태라 이대로라면 검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21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 7일 인천 소청도 해역에서 인천해경 3005함 소속 고속단정을 침몰 시키고 달아난 중국 어서 '노영어(魯榮漁)00000호'의 행방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해경은 당시 현장 채증 영상을 분석해 선체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 전국에 수배령을 내렸었다. 중국 해경국에도 채증자료를 전달하고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이 때까지만 해도 해경은 조기 검거를 자신했다. 10일 진행된 기자단 브리핑에서 사건 당시 동영상 공개를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검거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곧 잡힐 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하지만 사고 후 2주가 지난 이날 현재까지도 중국 어선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해경 측이 기대했던 중국 당국은 현재까지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중국 해경국은 지난 9일 이 어선이 산둥성 룽청시 선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이 지난 19일 한-중 외교당국자 회의에서 "해당 어선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정부 확인 결과 이는 잡았다는 게 아니라 찾고 있다는 뜻으로 확인됐다.
해경 고속단정의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현장. 아시아경제DB
해경도 전국 수배령에도 불구하고 아직 용의 어선의 정확한 선명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선명 확인을 요청했는데 3주 정도 걸린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언제 잡힐 것인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해경 측은 이 어선이 배 수리를 위해 중국 영해로 도주했을 가능성과 계속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계속 조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해 놓고 검문ㆍ수색을 진행 중이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보통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으로 온 뒤 인천ㆍ태안ㆍ목포 방향으로 남하하며 1주일에서 한 달간 불법조업을 하다가 역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사건 발생후 이미 2주가 넘은 상태라 선박 폐기 후 도주, 또는 페인트칠ㆍ수리 등을 통해 외장을 바꿨을 경우 가능성도 높아 사실상 검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조현근 인천해양도서연구소 정책위원은 "무허가 선박인데다 페인트칠만 새로 해도 알아볼 수가 없어 잡기가 힘들 것"이라며 "중국 정부도 합법 조업이라고 했다가 조사 중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데 적극적으로 잡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해5도 전담 단속기구 신설이나 불법조업 어획물의 수입 금지 등 현실 가능한 불법 조업 중단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급선무"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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