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업계 최초 10나노 AP 양산…갤럭시S8 탑재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 최초로 '10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의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양산을 시작했다.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먼저 10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시장 선두 지위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14나노 1세대 대비 성능을 27%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40% 절감한 10나노 1세대 양산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웨이퍼당 칩 생산량은 약 30% 향상됐다. 1나노는 10억분의 1m를 나타내는 단위로 10 나노는 머리카락 한 올의 1만분의 1 굵기에 해당한다. 반도체 업계의 기술력은 미세화 공정으로 평가받는데 삼성전자가 또 한 번의 기술 신화를 일궈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로 선폭이 줄어드는 만큼 트랜지스터 크기가 줄어들고 동일한 반도체 칩에 더 많은 소자를 집어넣을 수 있다"며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면 전자가 통과하는 트랜지스터의 선폭이 미세해져 전류가 더 많이 흐르기 때문에 회로의 동작속도도 빨라진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10나노 공정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경쟁하는 대만 TSMC도 10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한 AP 제품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져 내년에는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의 경우 실질적인 양산 시점은 삼성전자보다 1년 가량 뒤쳐진다. 기술 구현 뿐 아니라 양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선 셈이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0나노 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시장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삼성전자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용 AP를 위탁생산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14년 이후 많은 물량을 TSMC에게 내줬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최근 발표한 2015년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순위에 따르면 TSMC는 약 264억달러의 매출로 50%가 넘는 점유율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에서 약 26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며 4위권을 유지했다.  대형 업체의 수주 물량에 따라 매출이 휘둘리던 것에서 탈피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초미세공정에서 중저가형까지 '소품종 대량생산' 위주의 파운드리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0나노 제품 양산을 통해 기술력은 강조하되 다양한 제품을 양산하는 쪽으로 눈을 돌린 것. 내년부터는 프리미엄급 제품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매출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0나노 1세대(10LPE) 공정 양산을 시작으로 성능을 향상시킨 2세대(10LPP) 공정을 2017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2세대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능개선과 파생공정 확대를 통해 10나노 공정을 장기간 활용할 계획이다. 윤종식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팀장(부사장)은 "이번 10나노 로직 공정 양산으로 삼성전자의 미세 공정기술이 업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한 미세 공정 기술 확보는 물론 고객에게 차별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10나노 로직 공정이 적용된 제품은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등 다양한 신제품에 탑재될 전망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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