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앤더슨 '3D로보틱스는 '커뮤니티'로부터 탄생'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서 미국 3D로보틱스 사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앤더슨이 기조 강연을 펼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은 미국의 3D로보틱스, 중국의 DJI, 프랑스의 패롯이 삼분한다. 이중 일찍이 민간용 드론의 가능성을 알고 보급하기 시작한 업체는 3D 로보틱스다. 이 업체는 2009년 창업 후 5년 만에 연수익 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드론 돌풍의 중심에 섰다. 현재 3만 명 넘는 소비자가 3D로보틱스 제품을 구매했다.크리스 앤더슨은 바로 이 3D 로보틱스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다. 그가 21일 방한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 기조 연설자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앤더슨은 이날 중소기업 관계자들 앞에서 ‘왜 창의성은 커뮤니티로부터 비롯되는가?’를 주제로 자신의 사례와 그가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지 흥미롭게 풀어놨다."창의성은 서로의 선율에 맞춰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재즈와 같다." 창의성을 즉흥 재즈연주에 빗댄 앤더슨이 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것은 '집단지성'의 힘이다. 그는 "점차 팀워크가 곧 창의성이 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바로 자신이다. 앤더슨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개설자이던 자신이 어쩌다 드론 제조사의 설립자가 됐는지 이야기하며 "3D로보틱스는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지성을 쌓은 결과"라고 말했다.오래된 이야기부터 하자면 앤더슨이 드론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그의 자식들 때문이었다. 그는 "아이들이 과학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장난감용 로봇을 선물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했다. 아이들은 할리우드의 '트랜스포머'를 기대했기 때문이다"고 떠올렸다. 앤더슨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나는' 장난감이 없을까 생각하다 구글에 검색을 했고 '드론'을 알게 됐다. 드론에 흥미가 생긴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DIY드론스닷컴'을 만들었고 아마추어 기술자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앤더슨은 "내가 바보같은 질문을 해도 항상 누군가가 답을 해주는 곳이 바로 커뮤니티였다"고 떠올렸다. 앤더슨이 3D로보틱스를 창업하게 된 건 이 커뮤니티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사는 스무살 멕시코 이민자 호르디 무뇨스를 만난 덕분이었다. 무뇨스의 글은 앤더슨이 아무 조건 없이 그에게 500달러를 보낼 정도로 매력이 있었고 관심사가 일치한 두 사람은 공동창업자가 돼 3D로보틱스를 만들었다. 앤더슨은 "커뮤니티는 기업 내부에서 인재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두 사람은 시중에 나온 소형 드론을 모두 분해해 분석했고 '300달러'면 적당한 마진을 내면서 판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앤더슨은 3D로보틱스를 퍼스트 무버인 '애플'에 비유하며 "이후로 다양한 업체들이 저렴한 드론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라는 개방형 생태계 안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과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크리스 앤더슨=이코노미스트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네이처와 사이언스지를 거쳐 IT정보기술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을 지냈다. 저서 '롱테일의 법칙'을 통해 롱테일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여 롱테일 이론을 최초로 정립하기도 했다. 2007년 타임지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꼽히기도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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