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 수출이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20개월 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저유가와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국내 1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충격까지 겹치며 향후 전망은 어둡다. 당장 9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8월 수출은 401억27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6% 늘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8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 많은데다, 컴퓨터(23.4%), 반도체(2.5%), 선박(89.9%) 등 주력품목의 수출량이 늘고 단가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3대 주력품목의 수출은 1.7% 늘어나며 전월(-11.9%) 대비 대폭 개선됐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8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고 평판DP(-7.1%), 가전(-11.4%)도 감소율이 축소됐다"며 "화장품(79.9%) 등 5대 유망소비재의 경우 전 품목 수출이 늘며 호조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14.8%)와 무선통신기기(-9.0%) 등은 완성차업체 파업, 현지조달 확대 등으로 인해 수출 감소율이 확대됐다. 산업부는 자동차업계 파업이 없었을 경우 우리 수출이 약 5%의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지역별로는 베트남(22.8%)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7.2%), 아세안(2.6%)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수출은 감소폭(-5.3%)이 둔화됐다. 이는 2015년9월 이후 최소 감소율이다.우리 수출이 20개월만에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교역량 감소, 저유가, 중국 경기둔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 수출 부진의 원인은 지속되고 있는데다,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불안정성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 앞으로 수출입 물류부분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화물이 묶이고 물류비용이 상승하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에도 파장이 예상된다.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9월 이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역금융, 해외마케팅 등 수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한편 8월 수입은 0.1% 증가한 348억2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역시 23개월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53억달러 흑자로 55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올 들어 8월까지 누계 수출은 322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수입은 2609억달러로 11.8% 줄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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