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해 할머니가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 첨단복지관 이정해 할머니, 전국 성인문해 시화전 특별상"[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깜깜한 힘든 어둠속에서/ 반딧불이 찾아 살아온 칠십 평생/ 기역, 니은 모르고/ 손가락 꼽으며 셈하던 나에게/ 문해교실 반딧불이가 날아왔어요// 굳은 머리, 굽은 손, 무디어진 혀/ 놀려가며 따라 읽고 쓰는 배움의 기쁨/ 세종대왕도 만나고/ 이순신 장군도 만나고/ 효녀 심청이도 만났으니/ 움츠렸던 늦깎이가/ 저녁노을 보며 행복하답니다.// 손자, 손녀 잠재우며/ 동화책 읽어주는 내 삶은/ 행복의 웃음입니다.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2016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지난 16일 특별상에 선정된 이정해(여·76) 할머니의 시 ‘반딧불이’이다. 이 할머니는 글을 모른 채 살아왔던 70년 세월을 지나 새 세상을 만난 기쁨을 ‘반딧불이’로 표현했다.지난해 9월부터 광산구 첨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 참가한 이 할머니는 복지관에서 소문난 ‘모범생’이다. 성인문해교실을 담당한 첨단종합사회복지관 이수진씨는 “수업에 빠지는 일 없이 한글자 한글자 배우시면서 소녀처럼 좋아하셔서 다른 어르신들께도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 할머니 역시 “배우는 것이 참 좋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농사일을 조정하면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할머니는 시회전에 출품하기 위해 자작시를 직접 쓰고, 그림도 그렸다. “받침 있는 말은 어렵다”는 할머니지만 서체와 그림솜씨는 작가 못지않게 반듯하고 정갈하다.특별상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뻐 날아가는 듯했다”는 이 할머니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역)농협 대의원에 나서보고 싶고, 내친김에 여러 공부도 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이 할머니는 다음 달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특별상을 받는다. 또 이 할머니의 작품은 다른 수상작들과 함께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세종문화회관 예인마당에서 전시된다.이번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심사위원회는 각 지역에서 출품한 작품 5000여점을 평가해 20점으로 압축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최우수상, 특별상 각각 10점을 선정했다.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국팀 노해섭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