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 세상 꼬집은 영화 '부산행' 개봉 19일만에 1000만 반열
'서툴고 오류 있지만 관객의 사랑이 기적 낳아'…'흥행 비결? 빠른 좀비와 15세 관람가'
연상호 감독[사진=NEW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부산행'이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일에 22만829명을 동원, 누적관객 1003만8401명을 기록했다. 개봉 19일 만에 1000만 반열에 올랐다. 역대 한국영화로는 열네 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열여덟 번째다. 연상호 감독(38)은 "관객의 뜨거운 사랑이 기적을 낳았다"고 했다. 이전 작품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년)'과 '사이비(2013년)'는 합해 4만1410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반면 부산행은 개봉 전부터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돼 화제가 됐다. 좀비로 폐허가 된 세상을 통해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현실을 꼬집는 영화다. 주 배경인 KTX만큼 빠르게 폐쇄된 공간의 공포를 전한다. 연 감독은 "리듬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열차의 처음과 마지막 시퀀스를 빠르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영감은 마크 포스터 감독(47)의 '월드워Z(2013년)'에서 얻었다.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이 이스라엘의 좁은 골목길에서 좀비에게 쫓기는 신이 인상적이었다. 이 공간을 열차로 그대로 옮겨도 같은 효과를 낼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열차는 봉준호 감독(47)의 '설국열차(2013년)'처럼 가상공간이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KTX다. 비슷한 칸 사이사이에 화장실만 배치됐다. 볼거리가 많지 않아 지루하기 쉽다. 연 감독은 "관객에게 흥미를 끝까지 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좀비를 빠르게 설정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50)의 '새벽의 저주(2004년)'를 많이 참고했다"고 했다.
연상호 감독[사진=NEW 제공]
좀비들은 일관성이 다소 부족하다. 카메라가 주요 인물 관계를 조명하는 방식도 매끄럽지 않다. 오류도 있다. 대전역에서 하차한 성경(정유미) 일행은 좀비에 쫓겨 열차에 다시 탑승한다.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칸인데, 별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용석(김의성)이 석우(공유) 일행을 내쫓을 때 가리키는 칸은 좀비와 더 멀리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연 감독은 "워낙 빠른 속도로 전개되다보니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흥행 비결로는 15세 관람가를 꼽았다.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는 돼지의 왕과 사이비가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머리에 쟁기를 꽂는 장면이 있는 '곡성'이 15세 관람가를 받아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오는 18일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선보인다. 부산행의 프리퀄(원래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로, 좀비가 왜 생겼는지를 소개한다. 그는 "부산행처럼 대중의 기호에 맞게 만들었다. 영화적 미학도 욕심이 나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이 전달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찾으셨으면 한다"고 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레저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