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중국 당국이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상용비자 관련 업무를 해오던 중국 대행업체에 대해 3일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우리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중국 눈치보기' 우려가 재현되고 있다.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우리 국민의 상용 비자 발급을 제한한 것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대응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외교 문제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답변은 적절치 않고 필요하면 외교부에서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상용비자는 사업 등의 목적으로 중국 방문시 필요한 6개월 또는 1년짜리 비자다. 복수 상용비자는 이 기간 내에는 회수에 상관없이 언제든 중국을 오갈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관행으로 이 비자를 받기 위한 초청장 발급 대행업체가 업무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불거졌다. 이 업체의 갑작스런 업무중단 이유에 대해 우리 외교 당국은 "확인이 안 된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3일 외교부 당국자는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따르면 상용비자의 경우, 그동안 초청장을 발급하던 대행업체의 자격이 오늘부로 취소돼 향후 해당 대행업체를 통해 초청장을 발급받을 수 없게 됐지만 우리 기업이 현지 협력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초청장을 받으면 상용비자가 발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특히 이번 사안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 조치가 아닌 점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해당 대행업체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을 포함해 복수 국가의 상용비자 발급 업무를 수행해온 업체로 파악됐다"며 "중국 측이 복수비자 발급을 중단하거나 신청접수를 거부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측의 직간접적인 외교적 우려 표명에 대해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비자 발급 제한과 맞물려 중국 인민일보의 이례적인 박근혜 대통령 실명 비판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을 통해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 안보에 심각한 현실적 위협을 조성한다"며 "중국은 이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의 지도자는 신중하게 문제를 처리해 나라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 1일 발표된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7월 4주차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현재 우리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 대변인은 인민일보가 박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사드 배치를 비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도 앞서 상용 비자 발급 사안과 동일하게 "그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밝힐 것이란 것이다. 청와대가 답변하지 못하는 것을 외교부가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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