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해 7월 22일 오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서귀포=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미래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성장과 소통, 제도의 틀을 업그레이드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6월 개원 직후부터 기업규제 관련 입법을 대거 발의하고 있는 20대 국회에는 우려를 전하고 기업이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박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먼저 "새로운 '성장의 틀'이 필요하다"며 "숫자 중심, 속도 중심의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의 내용이 '지속 가능한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반영하는 성장의 틀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소통의 틀'과 관련해서는 "최근 20대 국회와 정부관계자 한분 한분을 찾아뵈니 주요 현안에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정부와 국회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며 "소통의 노력을 더하니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변화해야 하지만, 여러 이유로 변화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다"며 "소통의 틀을 바꿈으로써 서로에 대한 걱정과 우려, 의문과 불신을 털고, 절충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변화의 속도를 높여갈 것"을 제안했다.박 회장은 선진화된 제도의 틀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많은 제도들이 작동을 멈추고 있다"며 "과거의 문법을 벗어 던지고 바뀐 세상에 맞는 새로운 문법으로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 기업들이 성숙한 경제주체라는 점을 인정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업 스스로 변할 수 있게 얽히고 설킨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는 규제 입법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며 "제도와 권리의 본질을 흐리거나, 해외에는 사례가 없는 과도한 입법은 아닌지 우리가 그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장, 소통, 제도라는 세가지 틀을 바꿔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한상의가 앞장서서 끈질기게 매달리고 정부, 국회와도 협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