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 등 생육환경 악화로 엽채류값 폭등상추, 한 달만에 307.2%↑일주일만에 66% 급등한 깻잎
▲삼겹살집에서는 상추가 실종됐다. 씻어서 재활용한 듯한 상추가 바닥에 한두장 깔려있을 뿐이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울에 사는 김모씨는 14일 친구와 A식당에서 불고기 2인분을 주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같이 나온 상추 양이 달랑 4장 뿐이었던 것. 김 씨는 "지난 폭우에 상춧값이 많이 올랐다더니 1인당 달랑 2장만 줄 정도로 가격이 뛴지는 몰랐다"며 "더 달라고 하기도 눈치보인다"고 토로했다.종로에서 삼겹집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상추를 비롯해 깻잎, 쑥갓 등 엽채소들이 급등해 지난 주보다 더 비싼값에 들여왔다"며 "상추 더 달라는 손님에게 차라리 돼지고기를 주고 싶다"고 하소연했다.상춧값이 폭등세다. 이달 초 기습폭우에 상추 작황이 떨어지며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달 중 집중호우와 폭염이 예고돼 있어 향후 상춧값이 더욱 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14일 기준 적상추(4kg) 도매값은 일주일만에 91.5% 상승한 5만4400원에 거래됐다. 전월비로는 307.2%, 전년대비로는 194.4% 오른 수준이다. 소매가격도 마찬가지다. 같은날 적상추(100g)는 1487원에 거래됐으며, 이는 일주일만에 75% 가량 오른 수준이다. 한 달 전 가격보다는 153.8%, 작년보다는 113.7% 상승했다. 또 다른 엽채류인 깻잎값도 대폭 올랐다. 14일 기준 깻잎(2kg) 도매값은 일주일만에 66.3% 오른 2만8600원에 거래됐다. 한 달만에 114.1% 오른 수준이기도 하다. 작년보다도 125.6% 올랐다. 채솟값 급등은 최근에 내린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생육환경 악화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폭우에 연이은 폭염도 엽채류 상품 가치를 더욱 떨어트렸다. 물 먹은 잎은 강한 햇볕에 쉽게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특히 상추, 깻잎 등 엽채류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관련 농가의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전남 목포에서 상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주 씨(55세)는 “물 먹은 잎이 바로 햇볕을 받게 되면 잎이 시들어 내다팔 수 없게 됩니다”며 “시들해진 잎을 누가 돈 주고 사먹겠습니까”라며 울먹였다. 소비자들도 답답한 심정이다. 홍제동에 사는 이미숙 씨(56세)는 "이번 주말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먹으려고 상추, 깻잎을 보고 있는데 값이 너무 올랐다"며 "일주일 전만해도 이렇게 비싸진 않았는데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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