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나노 점토로 '완구한류' 몰이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 55. 문정환 도너랜드 대표24년간 외길…21개국에 수출클레이 선진국 일본·미국도 환영

문정환 도너랜드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어릴 적 학교 앞 문방구는 미술재료를 구입하려는 아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곳에서 구입한 찰흙으로 아이들은 여러 가지 동물이나 그릇을 만들고 서로의 작품을 견주었다.하지만 현재는 찰흙을 만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찰흙이 사라진 건 아니다. 오히려 찰흙에서 진화된 점토를 갖고 노는 아이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변화된 그 중심에는 국내 최대의 클레이(점토) 완구 기업 도너랜드가 있다.문정환 도너랜드 대표는 "현재까지 24년간 점토 제품 개발 및 생산의 외길을 걸어온 회사"라고 소개하며 "'글로벌 No.1 클레이 완구 기업'을 목표로 현재 세계 21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완구 한류(K-토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부모세대 점토인 찰흙, 지점토, 고무찰흙 등 추억의 미술 수업용 점토에서부터 첨단 '클레이 아트(clay art)'의 재료로 사용되는 나노클레이, 페인팅클레이, 실리콘클레이, 폼클레이, 허니클레이, 오일클레이 등에 이르기까지 클레이 제품군의 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천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초경량 나노 점토 '천사점토'로 유명하다. 도너랜드의 가장 대표적 브랜드인 천사점토는 나노 소재 기반의 초경량 조색 점토로, 가장 진화된 '4세대 클레이'로 분류된다. 무게가 일반 지점토의 8분의 1에 불과하며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또 굳어진 점토에 물을 살짝 묻혀 다시 반죽하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끊임없이 아이들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해 선보였지만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아직도 제품의 무게가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너랜드의 제품은 타사보다 가볍기 때문에 같은 무게라면 부피가 커 가격이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너랜드의 가격을 두고 경쟁사들의 음해에 시달리기도 했다.문 대표는 "무게가 아니라 부피를 봐야 하는데 같은 무게인데도 부피가 7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라면서 "이런 이유로 자사 기술에 대한 특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허 등록을 하면 어느 정도 정보를 오픈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린이랑 관련된 제품이다 보니 문 대표의 첫 번째 관심사는 바로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데도 보통 1년에서 길게는 2년씩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문 대표는 "티끌만한 결함이라도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으면 결코 선보이지 않는다"면서 "도너랜드의 모든 클레이 제품은 완구 안전규격을 충족하는 안전한 완구 제품으로,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공장에서 엄격한 품질관리 아래 생산된다"고 강조했다.최근 가짜 제품이 범람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시장 질서를 위한 기준을 강화해 법을 위반하는 업체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문 대표는 지적했다. 또 제대로 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특혜를 주는 당근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문 대표는 올해 클레이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일본 진출의 신호탄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동경문구박람회(ISOT)에도 참가했다. 이곳에서는 대표상품인 '천사점토' 외에도 DIY 클레이 미니어처 컬렉션 '미니어쳐 미니놀이', 신개념 모래형 클레이 '뽀송이모래', 점토로 그림을 그리는 페인팅 클레이 '크림도우' 등 더 확장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도너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120억원. 올해에는 150억원, 내년에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문 대표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도너랜드의 클레이 완구를 통해 자유롭게 꿈을 찾고 키우도록 만드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라며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자신의 자녀에게 권해주는 제품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공헌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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