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 '1들의 파티' 열어…행정 사각지대·치안 대책 아쉬워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1인 가구는 왜 1인 소비와 관련된 새로운 트렌드로만 읽히거나 '고독사'하는 외로운 존재로만 인식되는 거죠? '왜 혼자 살아요?'라고 묻는 질문에 '왜 같이 살아요?'로 맞대응하면서 살아왔는데 혼자서도 어떻게 잘 살아야 할 지는 모르겠더라구요. 누구나 혼자가 될 수 있어요. 혼자 사는 것을 부정적 낙인으로 단정짓지 말아야죠. 혼자 잘 살 수 있을 때 함께 잘 살 수 있는 겁니다." (최원진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5층 니콜라오홀에서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최한 '1들의 파티'가 열렸다. 1인 가구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혼자살기에 대한 고민을 논하고 혼자의 삶에 대한 기쁨과 설움을 토로하는 자리였다. 1980년대 1인 가구는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1인 가구 비중이 30%에 육박하면서 가구의 형태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1일 통계청의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511만가구로 전년대비 3.5%(17만1000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 비중은 27.2%다.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 이날 파티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김민주씨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돼 가는 이번 세대의 진화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김씨는 "강력한 리더십을 따르기 보다는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1인 가구로서의 '나'가 정립되면 2인 가구, 3인 가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씨는 1인 가구로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점의 하나로 현실과 맞지 않는 행정적 요인을 꼽았다. 김씨는 "행정은 항상 늦었다"며 "우리나라 행정(복지)은 부모가 있고 자녀가 형성돼 있는 가족의 카테고리 안에서만 지원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더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데 이에 관련한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며 "1인 가구들은 행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대학생들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안전망이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최원진씨는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 여성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원룸서 혼자 사는 여성 살해' 같은 기사가 수백 건이 검색된다"며 "사실 혼자 사는 여성이 범죄에 취약한 것은 맞는데 사회적 해결이 아니라 불안을 양산시키고 내가 조심해야 한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결혼 후 이혼의 과정을 겪으며 또 다시 혼자가 된 한용현씨는 결혼 전후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보다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씨는 "객체가 아닌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선 혼자서도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후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높이를 맞춰 그때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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