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곳곳에 영업종료 안내문, 내부적으로 상품 재고 이동 중단독 입점 브랜드, 타 점포에 팝업스토어 마련…"고용 안정에 총력"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모습.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26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7~8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는 판매직원 수가 고객 수보다 훨씬 많아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보름 전까지만 해도 발 디딜 틈 없던 모습은 이제 옛 풍경이 됐다. 매장 곳곳에는 ‘땡큐 세일’ 입간판과 ‘영업종료’ 안내문이 세워졌다. 땡큐세일은 월드타워점이 직매입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목적의 할인전으로, 주로 해외 브랜드 상품들이다. 가전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일주일 전부터 고객 수가 줄어들었다”며 “단체관광객 무리가 드물게 보이는 걸 보니 오늘 문 닫는다는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온 중국인 여성 고객 장루이(22) 씨는 “오늘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보고 놀랐다”며 “브랜드 수도 많고, 건물 내부도 깨끗한데 문을 닫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 여러번 방문한 적은 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오늘 처음 방문한 월드타워점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며 영업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곳곳에는 영업종료 및 재고소진 할인전 '땡큐 세일' 입간판이 세워졌다.
◆26일 영업종료, 30일 폐점=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날 영업을 종료하고 30일 공식 폐점한다.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 특허 입찰전에서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내부적으로는 며칠전부터 상품 재고 정리에 돌입했다. 재고 정리는 이날 폐점 이후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오후 9시 이후 직매입 상품을 인천 통합물류센터로 마저 이동시킬 예정이다”며 “재고 정리는 대부분 오늘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에는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영업종료 안내는 여러 번 공지했지만, 미처 알지 못하고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다. 고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롯데면세점 인터넷몰 회원가입 혹은 제품 구매 등을 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영업이 종료됐다는 점을 모르고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키오스크라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고용문제의 경우 정직원은 타부서 전보, 용역직원은 계열사 흡수 배치가 이뤄졌고, 판촉직원의 90% 가량은 타사 이동이 완료됐다. 문제는 10여개 가량의 롯데면세점 단독 입점 브랜드들로, 롯데면세점 측에서 고용안정에 동참해 다른 점포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는 말 그대로 임시 매장인터라 고용 불안은 여전하다는 게 브랜드측 설명이다. A단독 브랜드의 한 직원은 “소공점에 팝업매장 형태로 들어가 영업을 계속할 수 있어 한숨 돌렸다”며 “하지만 생활권도 바뀌게 됐고, 12월 입찰 발표에서 월드타워점이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영업 마지막 날인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내부 모습.
◆“사업권 되찾을 것”…6개월 공백 불가피=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올해 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사업권 입찰전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월드타워점이 있던 공간도 그대로 놓아둔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공백기 6개월동안 예상 매출 손실액은 월 600억원으로, 6개월 기준 총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운영 종료로 에비뉴엘 등 낙수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손실도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측은 국내 관광손실액도 월 2200억원, 6개월기준 총 1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월드타워점 방문 관광객들이 경쟁사가 아닌 일본 등 경쟁국으로 이탈할 것이라는 것.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내수 시장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간 경쟁으로 봐야 한다”며 “중국 여행사가 여행 코스를 한국이 아닌 일본, 태국 등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말 입찰전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영업 노하우가 가장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자신있다”며 “특히 이번 심사에서는 평가 항목에 대한 점수가 공개되기 때문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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