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반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아열대 작물의 국내 생산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열대과일 생산량은 1174t으로, 전년도 769.6t 보다 52.5% 급등했다.품목별로는 패션프루트가 408.7t으로 가장 많았고 망고(398t), 파인애플(167t),용과(86t), 파파야(62.9t)이 뒤를 이었다.열대 과일 재배 면적도 106.6㏊로, 전년(58㏊)보다 80% 넘게 증가했다.특히 망고의 경우 2001년 제주에서 첫 재배를 시작한 이후 재배 농가가 경북, 전남, 전북 등으로 확산되면서 150여곳에 달한다.2014년 열대과일 재배 실적이 전무했던 대구, 부산, 전북, 충남, 충북 등에서도 지난해 신규 열대 과일 농가가 등장했다.'지중해 특산물'로 잘 알려진 올리브 역시 제주에 있는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노지에서 시험 재배중이며, 올해는 10월께 수확한다.원래 올리브 나무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자랄 수 없지만, 제주 겨울철 평년 기온이 점차 높아지면서 별도의 난방 시설 없이도 바깥에서 재배할 수 있게 됐다.한반도의 평년 기온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00년 사이 약 1.8℃ 높아졌다. 이는 전 지구 평균보다 약 2.4배나 가파른 수치다.아열대 작물 재배가 늘면서 전통적인 재배 품목은 재배지가 북상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1985년 제주 지역에서만 생산됐던 월동배추와 겨울감자는 지금 전남 해남, 보성 등 남부 해안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고, 사과와 복숭아는 경기, 강원까지 재배지가 북상했다.제주 감귤 농가들은 한라봉, 키위 등으로 작목을 바꾸거나 아예 열대과일을 새 작목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농촌진흥청은 전했다.전문가들은 국산 아열대 작물의 가격이 외국산보다 비싸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우수한 품질을 앞세우면 시장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성기철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활성화되면 농가에서 갓 딴 신선한 작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수입산과도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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