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기자
지난달 18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외부 법률자문 마크 워커(사진 오른쪽)와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나오스, 나비오스 등 해외 컨테이너선주들과의 용선료 단체협상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중재로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분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경영 정상화 뒤 분할 상환하는 안을 제시했고, 이를 해외 선주 측이 수용하면서 협상은 극적 타결됐다. 해외 선주 22곳은 용선료 인하분(5400억원)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2022년부터 5년간 나눠 받기로 했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폭은 애초 목표로 했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요구한 수준은 충족했다고 보고, 협상 결과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31일과 1일 진행된 사채권자집회에서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전체 공모사채 8043억원에 대한 채무재조정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 용선료 협상까지 성사되면서 이제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 가입만을 남겨두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해운동맹 편입까지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대폭 개선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동맹 편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현대상선은 이번 용선료 협상을 완료하면서 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됐지만, 1976년 설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이 바뀌게 됐다. 현대상선이 자율협약 전제조건을 모두 이행하게 되면 채권단은 이에 맞춰 다음달께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에 돌입하게 된다. 대주주 지분을 7대 1로 줄이는 추가 감자안이 확정되면 현 22.6%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 지분율은 4.0%로 줄어든다. 이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사채권자ㆍ해외 선주의 출자전환 지분이 신규 상장되면 기존 대주주 지분은 1.4%로 떨어지게 되고 채권단이 40%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때 법정관리(파산)와 글로벌 동맹 퇴출 위기까지 내몰렸던 현대상선이 사즉생(死卽生)을 위해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면서 "현대상선은 지배권이 채권단에 넘어간 상태에서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