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혼란 줄 수 있다 결론, 조회공시 부담도 작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2일 오전 11시경 삼성SDS 내부에서 시작된 '지라시'가 순식간에 증권가를 점령했다. 6월 8일 삼성SDS가 회사 분할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물류BPO 사업은 삼성물산과 합병하고 솔루션사업부문은 삼성물산의 자회사, 시스템통합(SI)ㆍ연구소는 계열사 미라콤, 솔루션 인력들은 삼성전자로 흡수된다는 등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과 삼성SDS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때 만해도 삼성SDS의 물류 사업 분할은 '설'로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그룹과 삼성SDS의 답변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달라진 것이다. 공식적인 시인은 아니지만 일부 내용이 맞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일정 부분 맞는 얘기가 있어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서너시간만에 삼성그룹이 입장을 바꾼 것은 더 이상 입장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임직원 대다수가 매각 사실을 아는 만큼 부인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주주들의 반응과 여론도 무시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인 '오너 프리미엄'을 노리고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사실무근'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거래소는 이날 삼성SDS, 삼성전자, 삼성물산 3개사에 삼성SDS의 사업 분할 및 합병 여부와 관련해 조회공시했다. 삼성SDS는 "당사가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으며 사업부문 분할 이후 합병 등 추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각각 삼성SDS의 물류 사업과 SI사업에 대해 "합병할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3개사 모두 합병에 대해선 부인했지만 향후 매각 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삼성SDS가 사업을 분할한 이후 삼성물산에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한편, 이날 삼성SDS는 장 초반부터 -9% 가까이 급락하며 4거래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은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2일 5% 가까이 급등해 시장에 미친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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