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카 감염자 정액서 '生 바이러스' 첫 검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국인 지카 감염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분리, 검출됐다.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RT-PCR)와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통해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했다.이 감염자는 올해 초 해외에 체류하던 중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돼 귀국한지 5일이 지난 후부터 발열증상을 보이다 닷새 뒤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의 정액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는 양성 판정이 나오고 7일 후에 이뤄졌다.연구팀은 지카 감염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성접촉을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PCR 검사로 유전자 조각이나 항원이 검출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어 있다면 전파의 위험성은 없다.  지카 바이러스는 2013년 12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타히티에서 처음 남성의 정액에서 분리 검출됐다. 이 남성은 첫 증상이 나타난 지 10주 후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됐다. 그러나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정액으로 배출되는 기간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지금까지 성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9개 국가에서 보고됐다. 모두 건강한 사람이 감염지역 여행력이 있는 환자와 성접촉을 한 뒤 감염된 경우다. 미국에서만 8건이 보고됐는데 1건은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다. 오명돈 교수는 "지카 유행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남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남성이 임신한 부인과 성관계를 할 경우 태아에게 지카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지금까지 국내 지카바이러스 확진자는 모두 5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은 4명이다. 유일한 여성(26)은 업무차 필리핀에서 머물다 지난달 1일 귀국한 뒤 10일 양성 판정을 받은4번째 확진자다. 남성의 경우 20~43세로 모두 젊은층이다. 한편 오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7월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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