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의 나라' 한국 국가경쟁력 4계단 추락

IMD 평가서 29위..일본, 태국보다 낮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지난 24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일본, 태국 등보다 뒤처졌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기업윤리 문제와 고착화한 저성장이 우리 경쟁력의 발목을 잡았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IMD가 세계 주요 61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해 31일(한국시간) 발표한 '2016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보다 4계단 하락한 29위에 올랐다.반면 일본은 작년 27위에서 26위로 1계단 상승, 전체 순위에서 한국에 3계단 앞섰다. 태국도 작년 30위에서 2계단 오른 28위를 기록해 한국 바로 위에 랭크됐다.한국은 정부 효율성 분야 순위에서 작년보다 상승했지만 경제성과와 기업효율성 부문에서 고전한 탓에 종합 순위가 4계단 내려갔다.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으로 22위를 지킨 한국은 2014년에 4계단 떨어진 뒤 작년에 1단계 오르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올해 4계단 하락으로 다시 주저앉은 형국이다. 한국의 경쟁력은 인구 2000만명 이상인 28개국 가운데 11위, 주요 20개국(G20) 중에선 8위였다. 전체 1위에는 작년 2위였던 홍콩이 올랐다. 작년에 4위였던 스위스가 2위, 1위였던 미국이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작년보다 3계단 하락했지만 한국보다 4계단, 일본보다 1계단 높은 25위를 기록했다.

2016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자료 제공=기획재정부)<br />

순위를 결정하는 4대 분야(경제성과, 기업효율성, 정부효율성, 인프라) 가운데 한국은 경제성과 분야에서 작년 15위에서 올해 21위로 6계단 하락했다. 작년 경제성장률, 취업자 증가율 등 주요 경제지표 부진으로 이 부문 순위가 떨어졌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기업효율성은 37위에서 48위로 11계단이나 하락했다. 기재부는 "국가경쟁력 평가 관련 설문조사 기간 기업들의 비윤리 행위(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구조조정 등 부정적 이슈가 부각돼 하위권으로 추락했다"며 "또 해당 분야 평가에서 설문 비중이 높아 응답자의 심리적 요인에 크게 좌우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설문 비중은 기업효율성이 67%로 가장 높았고 정부효율성(57%), 인프라(42%), 경제성과(1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재작년, 작년 연속으로 전년 대비 떨어졌던 정부효율성은 올해는 26위로 2계단 올랐다.정부는 추락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낮은 윤리의식 및 투명성 저하가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더 이어지지 않도록 기업시스템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4대 구조개혁과 신산업 육성, 적극적 거시정책 등 잠재 수준의 성장·고용 수준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IMD가 지난 1989년부터 발표해 온 '세계경쟁력연감'은 해당 국가, 지역경제의 공식 통계와 민간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국가경쟁력 순위를 도출한다.이는 스위스 싱크탱크인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별 경쟁력 평가보고서' 등과 함께 각국의 경쟁력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로 손꼽힌다.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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