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한류…18개 품종 베트남에 뿌리내렸다

박광근 코피아 소장, 현장서 진두지휘국산 무 보급 생산성 94%↑·농가소득 117%↑

이양호 농촌진흥청 청장(오른쪽 두번째)과 박광근 베트남 코피아센터 소장(가운데)이 20일 현지 관계자들과 종묘 시범 재배장을 둘러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30여분 남짓 달리자 짤럼현에 위치한 베트남 과수채소연구소(FAVRI)가 나타났다.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자 넓은 밭이 나타났다. 30도를 웃도는 땡볕 아래 호박, 참외, 고추, 상추, 감자 등 한국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박 만하게 웃자란 참외를 보자 이 곳이 열대 기후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한국에서 다양한 종묘를 들여와서 직접 키워보면서 베트남의 열대 기후와 토양에 어떤 것이 적합한지를 실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생육뿐만 아니라 생산량이나 병해충에 문제는 없는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박광근 베트남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소장은 올초 현지에 파견돼 FAVRI와 함께 품종 선발 등 협력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센터에는 박 소장과 함께 8명의 대학생들이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농촌진흥청은 2009년 베트남 농업과학연구원(VAAS)과 코피아 센터 설립을 추진키로 하고, 그해 8월 센터를 설립했다. 농경 기술이 앞선 한국의 우수 품종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첨단 재배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8년간 6개 협력 과제를 완료했으며, 현재 4개 과제를 추진중이다. 베트남 품종보다 뛰어난 18개 품종을 선발했다. 송정 무와 하이프라이 고추는 VAAS로부터 장려품종에 선정돼기도 했다. 이 두 품종은 현재 현지 10개 농장에서 시범 재배중이다. 또 느타리, 목이, 영지, 새송이, 팽이 등이 자랄 수 있는 배지(培地)를 개발하고 현지 농업인 200여명에게 재배 교육을 실시했다.한국 품종 보급으로 생산성과 농가소득도 크게 증가하는 결실을 거뒀다. 국산 무는 베트남 품종보다 생산성이 94% 뛰어나 농가소득이 11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새롭게 고산지 딸기 재배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경재배와 LED조명 활용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박 소장은 “국산 품종이 현지 품종보다 생산량이 많은 것을 보고 현지인들이 마법을 부린 것처럼 오해를 많이 한다”며 “국산 품종이 현지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베트남은 신선식품 생산량이 늘고 농가는 소득이 증가하고 우리 종자기업들도 종자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일석삼조”라고 설명했다.찐콱꽝 VAAS 원장은 “코피아와 많은 협력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의 우수 재비기술을 전수중”이라며 “향후 기후변화와 식품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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