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생태습지공원 조성 ‘환경 vs 편의’ 갈등

[아시아경제(세종) 정일웅 기자] 멸종 위기 동물을 지키기 위해 서식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과 인간의 휴식·활용공간을 넓히기 위해 체육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의 우선가치를 두고 환경단체와 일반시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시 중앙공원 내 생태습지공원 조성에 관한 얘기다.생태습지공원 조성 예정지인 장남평야는 지난 2011년 금개구리 집단서식지로 확인됐다. 금개구리는 우리나라 고유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등에 금줄이 있어 ‘금줄개구리’라고도 불린다.4㎝ 크기의 조막만한 이 개구리는 한때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개체수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사회 난개발과 농약살포 등으로 차츰 수가 줄어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멸종 위기 동물 2급으로 지정된 상태다.장남평야에는 금개구리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먹이활동을 목적으로 해마다 찾아와 진풍경을 그려내기도 한다.세종지역 환경단체는 이러한 생태·문화적 가치를 우선해 생태습지공원 조성이 예정대로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총 22개 지역 환경단체로 구성된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는 “장남평야는 다양한 생물종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할 가치가 있다”며 “단순히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분 외에도 공원 조성 후 지역 아이들이 자연을 학습하고 체험하는 교육적 가치를 갖게 되는 등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공원 조성을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실질적 다자협의체 복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지역 시민들의 입장은 환경단체와는 사뭇 다르다. 장남평야에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하기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체육시설 건립과 가족 숲 조성으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지에서다.시민모임의 주장 이면에는 생태습지공원 예정지에서 금개구리 서식이 확인된 시점, 시민활용 공간(체육시설 등) 면적이 줄어든 데 따른 불편한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개구리가 등장한 이후 생태습지공원 예정지 규모가 48만㎡에서 74만㎡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시민공간의 면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세종시 신도시 입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모임은 “금개구리 서식지를 인근 금강 생태공원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대안을 제시하며 “또 생태습지공원 예정지에는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한편 시민모임은 21일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촛불 문화행사를 열어 생태습지공원이 시민 활용 공간으로 전환돼야 하는 점 등을 일반 시민들에게 어필한다는 계획이다.세종=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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